조비오 신부 조카 “‘전두환 5·18재판 역사재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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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10일 0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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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 헬기사격 주범이라는 사실 백일하에 드러날 것”

전두환 전 대통령(87)의 사자명예훼손 사건 2차 공판이 열린 지난 1월7일 오후 광주지법 입구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5·18기념재단, 5월 3단체 회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출석 및 재판부의 강제 구인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7/뉴스1 © News1
전두환 전 대통령(87)의 사자명예훼손 사건 2차 공판이 열린 지난 1월7일 오후 광주지법 입구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5·18기념재단, 5월 3단체 회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출석 및 재판부의 강제 구인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7/뉴스1 © News1
“조비오 신부님께서 돌아가셔서도 5·18진상규명을 위해 싸우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10일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광주대교구 신부(57)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전두환씨(88) 광주재판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고 11일 광주서 법정에 선다.

조 신부는 “광주에서 엄청난 만행을 저지른 주범이 광주에서 고발됐고, 광주에서 재판받는 건 당연하다. 전두환의 광주 재판은 5·18진상규명의 중요한 초석이 되고 단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비오 신부께서 5·18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셨다. 그런 분이 돌아가셔서도 5·18 진상규명을 위해 하늘에서 이렇게 기도하고 노력하시는구나 싶다”고 말했다.

조영대 신부는 알츠하이머, 독감 등을 이유로 공판 출석을 차일피일 미뤄온 전두환씨의 광주 법정행이 ‘역사재판’이 될 것이라 평하면서도 벌써 ‘안타깝다’며 우려를 표했다.

“전두환이 광주 법정에 선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지만, 법정에서 사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거짓증언할 가능성이 크기에 벌써부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진실이 덮어질 순 없다. 그가 헬기사격을 명한 장본인이고 주범이라는 사실이 결국 백일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법정에 서는 동시에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해 5·18진상규명에 협조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씨는 알츠하이머 투병과 독감 등을 이유로 재판에 불참하고, 광주 대신 서울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신청했다 기각되기도 했다.

이에 조 신부는 “한편으론 우습다”고 말하면서 “골프장에 가면 알츠하이머가 사라지고 법정에 오면 알츠하이머가 살아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광주에 와서도 알츠하이머 핑계를 대며 재판석을 우롱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또 그런 행태를 보인다면 국민과 재판부를 모두 모욕하는 것”이라며 단호히 말했다.

조 신부는 “전씨가 광주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죄를 뉘우치지 않을 사람”이라고 말하면서도 “아무리 전두환이 거짓말하고 회피해도 우린 굴하지 않고 끝까지 5·18 진실규명을 위해 싸우겠다”며 5·18진상규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11일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판사의 심리로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공판기일이 진행될 예정이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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