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오염 막아라”…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장도 비상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7일 1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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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먼지 하나도 수율 영향, 초미세먼지 20분의 1 입자까지 차단
에어샤워 시간 늘리고 필터 주기 단축 등 관리 강화

삼성전자 연구원이 마이크로LED 개발라인에서 유리 배선검사기에 기판을 올려 검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News1 DB
삼성전자 연구원이 마이크로LED 개발라인에서 유리 배선검사기에 기판을 올려 검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News1 DB
최근 한국을 강타한 ‘미세먼지 쇼크’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업종 특성상 아주 작은 먼지 하나도 공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미세먼지 차단에 평소보다 만전을 기하고 있는 모양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최근 급격히 높아진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생산라인 출입자들의 에어샤워 시간을 늘리거나 공조기 필터 교체 주기를 단축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한반도를 덮친 미세먼지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5일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PM 2.5)는 하루 평균 135㎍/㎥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상저감조치도 지난 6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지며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7일 오전 비로소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해제됐지만 언제 다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지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첨단업종인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기업은 미세먼지 농도가 심하지 않은 날에도 평소 철저하게 외부오염원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한다. 반도체의 경우 머리카락 2000분의 1크기인 ‘나노’ 단위의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주 작은 먼지라도 수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또한 작은 이물질로도 제품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생산라인인 ‘클린룸’을 평소 PM0.1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지름이 10㎛ 이하는 미세먼지(PM 10), 지름이 2.5㎛ 이하(PM 2.5)는 초미세먼지로 분류된다. 반도체 공정의 경우 초미세먼지보다도 20배 이하 작은 수준의 먼지까지 관리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클린룸을 유지하는 수준은 변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생산 라인을 둘러싸고 있는 방풍림이 외부에서 유입되는 먼지바람을 일차적으로 걸러준다. 건물 안으로 들어온 공기는 반도체 라인 전체의 공기정화를 담당하는 ‘외조기’ 시스템을 거친다. 이렇게 걸러진 공기는 ‘FAB’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생산 설비로 유입된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최근 외부에서 측정한 미세먼지의 입자 수가 80만개 이상에 달했던 날 FAB 내부에서 측정한 결과, 미세먼지 입자 수는 0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날은 클린룸을 PM0.1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수시로 드나드는 출입자들과 공기정화 기계의 필터 관리는 더 강화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많다고 해도 클린룸의 수준은 유지된다”면서도 “작업자의 에어샤워 시간을 늘리거나 공기정화를 담당하는 ‘외조기’ 정화 필터 주기를 단축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에어샤워와 공기정화 필터 주기 관리를 좀 더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반도체 공장과 마찬가지로 평소에도 철저한 관리가 유지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반도체와 같은 ‘클래스 1’(PM0.1) 수준으로 이물질을 관리한다. 클래스 1 수준은 여의도 6배 면적에 동전 1개 넓이의 먼지만 허용되는 정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같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기상청의 미세먼지 및 황사 농도 예보에 따라 단계별로 에어샤워 시간을 연장하거나 반입 자재 클리닝을 강화하는 등 관리를 달리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도 마찬가지겠지만 디스플레이 공정은 평소에도 전 공정에서 클린룸을 엄격하게 운영한다”며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고 공정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기상청 예보를 주시하며 단계별로 추가 조치들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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