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논란 대구 수성호텔, 신관 숙박동 건설 차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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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절기 공사중지 명령으로 2개월 늦춰진 5월 준공 전망
컨벤션센터 사용승인 취소 우려에 수성구 “준공 시점 연기해줄 방침”

22일 대구 수성구 두산동 호텔수성의 본관 뒤편에 신관 숙박동 공사 현장의 모습이 보인다. 다음 달 31일까지 신관 숙박동을 완공하지 못하면 컨벤션센터의 사용 승인이 취소될 수 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22일 대구 수성구 두산동 호텔수성의 본관 뒤편에 신관 숙박동 공사 현장의 모습이 보인다. 다음 달 31일까지 신관 숙박동을 완공하지 못하면 컨벤션센터의 사용 승인이 취소될 수 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22일 대구 수성구 두산동의 호텔수성. 수성구의 대표적 관광지인 수성못 유원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이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망치 소리가 들려왔다.

이 호텔은 본관 뒤편에 지상 3층, 지하 1층, 건축 연면적 6600m² 규모로 118개의 객실과 옥상 수영장을 갖춘 신관 숙박동을 짓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약 두 달간 동절기 공사를 중단했다가 21일부터 공사 재개 준비로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인부들은 자재를 나르거나 철제 발판과 울타리의 나사를 조이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골조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신관 숙박동의 공정은 현재 70∼80% 수준이다.

호텔은 다음 달 말까지 신관 숙박동을 짓기로 했지만 감리 업체의 동절기 공사중지 명령으로 인해 공사 일정이 늦어져 준공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호텔 측은 5월경에야 공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당초 계획대로 다음 달 말까지 신관 숙박동을 짓지 못하면 지난해 9월 1일 먼저 문을 연 컨벤션센터의 사용 승인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성구는 지난해 8월 31일 7개월 안에 신관 숙박동을 완공하는 조건으로 호텔에 컨벤션센터의 사용 승인을 내줬다.

호텔 입구의 지상 3층, 지하 1층, 건축 연면적 2만6000m² 규모의 컨벤션센터에서는 주말마다 혼인 예식이 열리고 있다. 현재도 봄 웨딩시즌을 앞두고 예식 예약을 받고 있다. 컨벤션센터의 사용 승인이 취소되면 예식 취소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

수성구는 컨벤션센터의 사용 승인 조건인 신관 숙박동의 공사 기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수성구 관계자는 “공사를 일부러 안 한 것이 아니라 동절기에 잠시 중단한 것인 만큼 몇 달 안에 건물을 짓는 데 문제가 없다면 준공 시점을 연기해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호텔은 2014년 11월 신관 숙박동과 컨벤션센터를 포함한 증축 허가를 받은 이후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수성구는 인가 조건에 ‘부대시설(컨벤션센터)은 주 시설인 숙박동 사용 승인 이전에 사용 승인을 요청할 수 없다’고 돼 있는데도 지난해 조건부 사용 승인을 내줬다.

게다가 수성구는 2015년 8월에는 컨벤션센터 지하 1층의 용도를 주차장에서 관광공연장으로 변경해 줬다. 수성구는 당시 호텔 앞 도로 확장과 옥외 주차장 증설 등의 조건을 붙였기 때문에 변경 허가를 내주는 데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호텔은 2017년 말 관광공연장을 다시 위락시설(나이트클럽)로 변경하려 해 논란이 일었다. 호텔은 지난해 3월 나이트클럽 운영을 포기했지만 수십억 원의 송사에 휘말렸다. 호텔이 나이트클럽 업체에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는 조건으로 56억 원을 배상하기로 했다가 지난해 9월 돌연 취소한 것이다. 이에 나이트클럽 업체가 약정금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황기호 수성구의회 의원은 “호텔수성이 그동안 증축과 사용 승인 과정에서 여러 물의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또 황 의원은 “수성구는 법 규정에도 없는 인가 조건을 변경해 주는 등 일련의 수성구 행정의 잣대가 과연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호텔 관계자는 “나이트클럽 업체가 실제 투자한 금액은 20억∼30억 원 수준으로 배상금 56억 원은 너무 과하기 때문에 법원에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신관 숙박동은 상반기에 차질 없이 지어 지역 경제와 관광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호텔수성#수성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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