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주·이용호, 민주당行…호남 정치지형 ‘빅뱅’ 예고?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30일 09시 13분


21대 총선 앞두고 지역의원 동조 가능성
평화당, 바른미래당 ‘긴장’

무소속 손금주 의원(전남 나주·화순)과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이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선언하면서 호남지역 정치권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20년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이들의 행보가 지역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두 의원의 입당 타진에 부정적이던 민주당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전교감속 평화당·여론 등 살피며 시기 조절한 듯

손금주·이용호 의원은 지난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혼란스럽고 어려운 지금의 현실을 민주정치, 민생정치, 통합의 정치로 극복해 나가겠다”며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그 길을 나갈 수 있다는 믿음에 무소속의 길을 포기하고 당적을 갖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 입당 의사를 언제부터 타진했느냐’는 질문에 “시간이 꽤 흘러 언제라고 딱히 시점을 말하기가 그렇지만 직간접적으로 교감을 해왔고, 입당 의사를 밝히는 게 지금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국회에 입성한 이들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당시 합류하지 않았으며, 이후 호남계 의원들이 창당한 민주평화당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당초 민주당은 손금주 의원의 지역구인 나주·화순의 신정훈 지역위원장과 이용호 의원의 남원·임실·순창 지역구 박희승 지역위원장의 반발과 내심 합류를 기대하는 민주평화당과의 관계 등을 의식해 입당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50%대를 기록하며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에서도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현역의원 입당카드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 24일과 26일 이틀간 실시해 2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3.3%포인트 하락한 43.8%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에 대한 호남지역 지지율도 일주일 만에 4.9%포인트 하락했다.(응답률은 6.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한 이날 오전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김동원씨와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중형을 구형, 여론 악화를 의식한 민주당이 손·이 의원의 입당 선언을 서둘러 지시했다는 의심도 샀다.


◇당 대 당 통합은 물 건너 간 듯…평화당 추가 이탈은 누구?


이 의원과 손 의원이 입당절차를 마무리 짓게 되면 민주당 의석은 129석에서 131석으로 늘어난다.

20대 총선 결과 호남 28석 가운데 3석을 차지한 데 그친 민주당은 이들이 합류하면 광주, 전남·북에서도 지난 6·13 재보궐에서 2석을 얻은 것을 더해 모두 7석으로 몸집이 불어난다.

이번 손·이, 두 의원의 민주당 입당선언은 한편에서 제기됐던 민주당과 평화당의 당 대 당 통합도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또한 여야 5당이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을 1월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하기로 한 상태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이 합의되면 21대 총선에서 상대적으로 소수야당이 더 유리해 통합 전망도 밝지 않다.

지역정가에서는 현역 의원의 민주당 추가 행렬이 이뤄질지에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평화당에서는 지난 추석을 전후해 당내 노선에 불만을 품고 활동에 소극적인 김경진 의원(광주 북갑)과 이용주 의원(전남 여수갑)의 탈당설이 불거진 상태다.

김 의원의 경우 민주당 입당은 시기의 문제일 뿐, 확정적이라는 소문이 지역정가에서 파다하다.

지역구인 광주 북갑의 민주당 지역위원장인 강기정 전 의원이 다음 청와대 수석개편에서 정무수석으로 거론되며, 본인도 총선보다는 차기 광주시장에 재도전하겠다는 뜻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자연스레 교통정리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이를 의식한 듯 평화당은 손·이 의원이 민주당 입당 선언을 발표한 날 민주당에 날을 세웠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입당을 허용한다면 평화당과 개혁연대를 만들어 협치는 하지 못할망정 관계를 작심하고 깨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교섭단체 구성 실패로 국회내 존재감이 줄어들고 호남에서의 지지율도 5%대에 머물고 있는 평화당으로서는 의원들의 개별 이탈을 막을 뚜렷한 방안은 없는 상태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선거제도 개편이 이뤄진다 한 들 호남에서 민주당은 차치하고 정의당과 자유한국당에도 지지율이 뒤지는 평화당에서 희망을 찾기는 쉽지 않은 형국”이라며 “민주당이 개별 입당을 허용하면 특히 평화당 초선 의원들의 동요가 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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