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의 일종 ‘두개인두종’을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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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

인하대병원 신경외과 김은영 교수(오른쪽)가 두개인두종 수술을 받은 김콘스탄틴 씨(앞줄 가운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 신경외과 김은영 교수(오른쪽)가 두개인두종 수술을 받은 김콘스탄틴 씨(앞줄 가운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할아버지가 고려인인 김콘스탄틴 씨(43·우즈베키스탄)는 올해 7월부터 두통이 심해지면서 기억력도 계속 나빠졌다. 9월에는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 사물을 보기가 힘들었다. 식사를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상황이 나빴다. 김 씨가 10월 12일 인하대병원에서 첫 진료를 받을 때는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였다. 사물의 색깔을 구별하지 못할 정도여서 아내의 부축을 받아 겨우 병원에 왔다.

김 씨의 주치의 김은영 인하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뇌종양의 일종인 ‘두개인두종’이라고 진단했다.

인하대병원 암(癌)통합지원센터 이혜숙 뇌종양 코디네이터는 최적의 지원 시스템을 통해 김 씨가 처음 병원에 온 지 6일 만인 18일 입원하고 그 다음 날 바로 수술이 이뤄지도록 했다. 김 씨는 6시간이 넘는 수술을 마치고 회복 기간을 거쳐 퇴원했다. 이제는 시력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등 김 씨는 건강을 되찾았다.

두개인두종은 뇌 중앙에 있는 뇌하수체 부위에 발생하는 뇌종양의 일종이다. 뇌하수체는 무게가 1g에 불과한 기관이다. 뇌하수체 선종은 뇌하수체 자체에서 발생하는 뇌종양인 반면 두개인두종은 뇌하수체를 뇌와 연결시켜 주는 뇌하수체 줄기에 나타나는 뇌종양이다. 뇌하수체는 유즙 분비 호르몬, 성장 호르몬, 갑상선 자극 호르몬,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 등 다양한 호르몬을 분비해 호르몬 기능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두개인두종은 양성 종양으로 서서히 커져 주변의 뇌 구조물인 뇌하수체, 뇌하수체 줄기, 시신경, 시상하부, 뇌실을 압박해 여러 증상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증상이 시각 장애, 호르몬 기능 저하, 수두증이다. 소아에게는 비정상적으로 작은 키, 청소년기의 2차 성징 지연이 나타날 수 있다. 성인은 무월경, 불임, 성기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항이뇨 호르몬이 부족해질 경우에는 심한 갈증, 다뇨, 야간뇨를 특징으로 하는 요붕증(정상인보다 자주 많은 양의 소변을 보고 많은 양의 물을 마시게 되는 병)이 생겨날 수 있다. 수두증이 일어나면 심한 두통, 구토, 의식 저하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 의식 저하를 거쳐 사망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MRI 등으로 정확히 진단한 후 초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양을 완전히 절제하는 경우에는 수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종양 주변의 주요 신경 및 혈관과 유착이 돼 종양이 일부 남아 있게 되면 재발 가능성이 높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완전 절제가 어렵거나 재발한 경우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인하대병원 암통합지원센터는 진료 위주의 일방적인 암 치료에서 벗어나 암 환자 및 가족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다. 15년 이상의 임상 경력을 갖춘 센터 소속 암 전문 코디네이터는 검사 결과를 토대로 치료 계획을 세운다. 이어 환자 및 가족과 대화를 통해 경제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상담을 한다.

환자 및 가족과 협의를 마치면 빠른 치료가 가능한 패스트 트랙 시스템을 가동한다. 수술 일정 관리, 검사 결과 확인 후 타 진료과와 협진, 다학제 치료 관리 등 진단에서 치료까지의 시간을 최소화한다. 이런 최적화된 시스템을 통해 외래진료부터 수술까지 걸리는 시간을 1주일 이내로 단축했다. 환자와 가족에게 최신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리고 증상 관리를 위한 교육과 상담을 일대일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한다.

김 교수는 “암 환자의 가족 입장에서 통합적인 지원과 소통을 하는 패스트 트랙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빠른 입원과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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