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전 이전 11년 만에 ‘스마트캠퍼스’로… 4차 산업혁명 인재 키운다

  • 동아일보

단국대 죽전캠퍼스

단국대 융합기술대 디스플레이공학과 한관영 교수(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한 교수팀은 지난해 6월 포스텍 이문호 교수팀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나노기술을 활용해 미세 흠집이 나지 않는 특수 코팅 재료와 공정을 개발했다. 단국대 제공
단국대 융합기술대 디스플레이공학과 한관영 교수(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한 교수팀은 지난해 6월 포스텍 이문호 교수팀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나노기술을 활용해 미세 흠집이 나지 않는 특수 코팅 재료와 공정을 개발했다. 단국대 제공
서울을 떠나 경기 용인 신도시로 캠퍼스를 이전한 지 올해로 11년을 맞은 단국대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인재의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단국대 죽전캠퍼스는 국내 대학 최고 수준의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를 갖춘 스마트캠퍼스로서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명공학 특성화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 뛰어난 연구성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아

1990년대 중반 당시 단국대는 비좁은 서울캠퍼스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캠퍼스 이전을 결정했다. 당시 이전을 주도한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은 “서울 소재 대학이 캠퍼스를 옮긴 전례가 없고 국가 지원금도 특별히 없었다”며 “캠퍼스 이전은 대학으로선 큰 모험이자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과거 남북 체육회담 대표, 베이징 아시아경기 단장,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을 지내며 국가와 시민에게 봉사해온 그에게도 캠퍼스 이전은 쉽지 않은 과제였던 것.

그는 “캠퍼스 이전은 백년지대계의 자세와 각오로 미래를 내다보고 내린 결정이었다”며 “세계 수준의 첨단 교육환경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만전을 기했다. 돌이켜보면 교수, 학생, 직원 모두 소임에 최선을 다했고 동문들도 대학 미래를 위해 힘을 모아준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단국대는 국내외에서 뛰어난 연구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이전 후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약 4500억 원의 연구비를 수주했다. 최근 3년간 기술 이전으로 벌어들익 수익은 28억 원(215건)에 이른다. 국내 초고층 건물 설계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초고층 빌딩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 사업’도 따냈다. 2008년 발간한 세계 최대 규모의 한자사전인 한한대사전은 2012년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대학 학술서 중 최고의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 SW융합대학에서 4차 산업혁명 이끌 인재 양성

단국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융합 인재를 길러내는 데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여러 단과대학에 흩어져 있던 소프트웨어학과, 응용컴퓨터공학과, 모바일시스템공학과를 ‘SW융합대학’으로 통합했다. 2020년에는 SW융합대학 내 산업보안학과를 신설해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모바일시스템, 정보보안까지 한 단과대학에서 아우르게 된다. 이런 변화 덕분에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의 ‘SW중심대학’에 선정됐다.

또 의료와 복지 서비스 수요가 커질 미래 사회에 대비해 상담학과, 심리치료학과, 제약공학과, 임상병리학과, 물리치료학과, 치위생학과를 신설했다. 2020년에는 의생명공학부가 새로 생긴다. 의과대학, 치대, 간호대학, 약학대학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생명과학 분야를 특성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대학원에는 미래ICT융합학과,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융합시스템공학과를 신설했다. 이런 노력에 단국대는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수도권 대학 특성화 사업’ ‘창업교육 거점센터 사업’ 등 여러 대학 특성화 지원 사업에 잇따라 선정됐다.

단국대는 대학 스포츠 발전에도 힘써 왔는데, 그 중심에는 장호성 총장이 있었다. 그는 2005년 동계유니버시아드 단장, 2011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단장,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하며 학생선수 관리와 대학경기 운영방식 개선,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을 통한 대학 스포츠 활성화와 정상화에 앞장서 왔다. 지난달 한국대학신문이 선정한 ‘대학가 파워 엘리트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장 총장은 최근 선수들이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단국대 8개 종목 코칭스태프를 정규직으로 전환해 안정적으로 학생 선수를 지도할 수 있도록 했다.

단국대는 특히 겨울스포츠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오래전부터 빙상, 스키 등 종목 선수를 발굴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런 노력은 국제 대회 메달로 이어졌다. 단국대 출신 선수들은 지금까지 올림픽 △금 13개 △은 4개 △동 1개, 아시아경기 △금 11개 △은 10개 △동 14개, 세계선수권대회 △금 27개 △은 15개 △동 5개 등 총 100개의 메달을 따냈다.

○ 각종 국가고시 수석 합격자 배출

단국대는 각종 국가고시 수석 합격자를 꾸준히 배출해왔다. 지난해 마지막 사법고시 수석은 단국대 법학과 졸업생인 이혜경 씨(38·여)가 차지했다. 단국대 법학과 07학번인 설그린 씨는 올해 입법고시 법제직과 행정고시 법무행정직에서 수석 합격했다. 단국대는 2015, 2016년 2년 연속 치과의사 국가고시 수석 2017, 2018년 2년 연속 치과위생사 국가시험 수석 합격자도 배출했다.

단국대는 취업난의 돌파구로 창업 교육에 주목하고 있다. 재학생은 졸업 전에 반드시 창업강좌를 이수하고 있다. 최근 3년간 772개 창업강좌를 3만2000여 명이 수강했다. 예비 창업가들에게 졸업 요건을 완화했고, 최대 2년간 창업 휴학을 인정하는 등 학사 제도를 창업 친화적으로 바꿨다. 이런 제도를 바탕으로 지난해 단국대 내 신생 창업기업(스타트업) 29곳이 총 16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단국대는 ICT, 생명과학, 문화기술, 외국어교육을 특성화 전략 4대 분야로 삼고 있다. 우선 ICT 특성화를 위해 SW중심대학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웨어러블 싱킹 센터’ ‘정보문화기술연구원’ ‘ICT융복합 내진 초고층 공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SW융합대학 입학정원 20%는 SW특기자로 선발하며, 전교생에게 소프트웨어 관련 과목을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또 ICT 특성화를 위해 10년 전 720명이던 전임 교원을 1000여 명으로 늘렸다.

○ 생명과학 전 분야를 하나의 캠퍼스에 특화

2007년 서울에서 경기 용인시 수지구로 이전한 단국대 죽전캠퍼스 전경. 단국대 제공
2007년 서울에서 경기 용인시 수지구로 이전한 단국대 죽전캠퍼스 전경. 단국대 제공
2009년 약학대학 신설을 계기로 천안캠퍼스는 생명과학 전 분야를 아우르는 ‘올인원 캠퍼스’로 거듭나고 있다. △의약학 교육분야 △의료보건 임상분야 △바이오분야 등 생명과학 전 분야를 하나의 캠퍼스에서 특화시킨다는 전략이다.

단국대는 지역사회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10월 ‘포항시-단국대 지진방재 및 내진 리모델링 협력 사업’이 대표적이다. 단국대 리모델링연구소는 지난해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시의 조기 복구와 시설물 안전 유지를 위해 건물의 내진성능 자가점검 시스템을 구축해주기로 했다. 장 총장은 “공동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전국에 확산해 국가 전체가 안전한 사회가 되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국대병원은 충청권 상급종합병원으로 2016년 보건복지부 권역응급의료기관평가에서 전국 1위에 선정됐다. 치대병원은 치과 진료를 받기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구강진료센터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의료시설이 부족한 세종시에 세종치과병원, 세종의원을 추가로 개원하는 등 지역사회 의료 인프라 확충에도 기여하고 있다.

○ 인공지능이 학사정보 제공하는 대학

단국대는 올해 대학 최초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학사정보 안내 시스템 ‘단아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는 학생들에게 수강신청 기간, 수업 시간 등 기본적인 학사정보만 알려주는 수준이지만 2020년까지 학생의 특성과 적성에 기반한 맞춤형 취업 컨설팅과 자기계발 정보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학생역량 관리 시스템 ‘영웅스토리’도 운영 중이다. 학생들이 이 시스템에서 개인별 과목 수강 현황과 활동이력을 조회하고 개인별 맞춤형 진로설계와 지도교수 상담신청을 하고 있다.

지난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신축하기로 한 ‘70주년 기념관’은 내년 초 완공될 예정이다. 지상 6층 규모의 기념관으로 교사자료실, 전시실, 컨벤션홀이 들어선다. 장 총장은 “단국대가 지난 10여 년간 부단히 노력하고 발전해왔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학 교육은 특정 대학의 힘만으로는 실현되기 어렵다. 청년들의 일자리 활성화와 선진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대학 간 공유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개방하여 활용하려는 대전환의 발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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