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근, 日서 연구하는 이유…“가슴 아프지만 韓에선 뭘 해도 안티 생길 것”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0월 22일 07시 28분


코멘트
사진=‘SBS 스페셜’ 캡처
사진=‘SBS 스페셜’ 캡처
‘천재소년’으로 알려진 송유근 씨(21)가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심경과 함께 현재 일본에서 연구를 하고 있는 이유를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SBS 스페셜’은 21일 ‘천재소년의 자화상 스무살, 송유근’이라는 제목으로 송 씨의 근황을 소개했다.

초·중·고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9개월 만에 통과하고 만 8세에 최연소 대학생이 된 송 씨는 12세 때인 2009년 대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 석사과정에 입학, 2010년 석·박사 통합과정에 지원해 합격했다.

하지만 2015년 송 씨는 영국의 천체물리학 저널에 발표한 블랙홀 관련 논문이 표절 의혹을 받아 이듬해 11월 논문이 공식 철회됐고, 지난 6월 UST 졸업을 위한 박사 학위 논문 최종 심사에서 불합격하면서 졸업이 아닌 ‘수료’로 마치게 됐다.

송 씨는 현재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의 근황을 공개했다.

현재 그는 일본의 국립 천문대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 송 씨는 이에 대해 “가슴 아프지만 내 나라에서는 내가 어떤 것을 해도 안티가 생길 것”이라며 “그래서 해외에서 연구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 씨는 “그때 논란이 있었던 연구를 하고 작년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천문학회에서 발표했는데 학자 두 분이 관심을 가져주셨다”며 “1년 반 동안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와 함께 연구하고 있는 사람은 ‘오카모토 방정식’의 신화를 만든 오카모토 명예교수다. 오카모토 교수는 송유근을 일본 국립천문대에 공동 연구자로 추천했다. 오카모토 교수는 “가능성이 충분한 청년을 망가뜨리는 것은 한국에서도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며 “그에게 정신적으로나 학문적으로 지원이 필요하다면 나는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씨는 오카모토 교수에게 “한국에선 멘토나 동료를 찾는 것이 힘들었다. 정말 감사하다. 한국말의 ‘감사하다’는 말에는 존경의 의미도 담겨 있다”고 인사했다.

논문 표절 사건에 휩싸였을 당시에 대해 송 씨는 “두고 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뭔가 본인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냐는 질문에 송 씨는 “그렇다”면서도 “다만 세상에 인정받고 싶어 이 길을 가는 것이 아니다. 우주가 좋고 밤하늘이 좋고, 천체물리학이 좋아서 이 길을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나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것에 너무 목숨 걸진 않는다”고 답했다.

올 겨울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송 씨는 입대 전까지 완벽한 2개 이상 논문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송 씨는 “인생 최초로 전국의 또래 청춘들과 함께 뛰고 함께 생활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면서 “군대 생활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하나의 순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