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엔 휴대용 화장실… 구호물품도 맞춤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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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 맹활약
어린이 키트엔 놀이용 캐치볼까지… 황사-폭염 대비 세트도 마련 예정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는 각종 재해에 대비한 맞춤형 구호물품들을 마련해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전기가 끊겼을 때 물이 없어도 간편하게 용변을 처리할 수 있는 휴대용 화장실. 희망브리지 제공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는 각종 재해에 대비한 맞춤형 구호물품들을 마련해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전기가 끊겼을 때 물이 없어도 간편하게 용변을 처리할 수 있는 휴대용 화장실. 희망브리지 제공
#1. 10월 6일 태풍 ‘콩레이’가 휩쓸고 간 경북 영덕군은 아수라장이었다. 주민 1명이 사망하고 주택 1113채가 물에 잠겼다. 농경지 300ha와 도로 27곳, 수리시설 22곳 등이 피해를 입었다. 이 지역 주민 200명은 집을 잃고 공공시설에서 머물러야 했다.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회장 송필호)는 이 이재민들에게 모포와 세면도구, 속옷, 체육복, 수면안대 등을 담은 응급구호세트를 긴급 지원했다.

#2. 지난해 11월 국내 지진 관측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에서는 규모 2.0 이상의 여진이 100회 넘게 계속됐다. 희망브리지는 포항의 저소득층 주민(재난위기 가정)에게 은박 보온담요와 핫팩, 손전등, 세면도구, 의약품 등을 담은 지진구호키트를 제공했다. 특히 이재민 대피소에는 사생활 보호용 칸막이를 설치했다. 또 지진구호키트를 경주지역 학교에 교육용으로 제공했다.

최근 국내에서 태풍, 지진 등 대형 재해가 잇따르면서 안전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희망브리지는 이 재해들의 유형에 따라 차별화된 구호품을 마련해 이재민을 돕고 있다. 재해구호법 시행규칙에 따라 마련한 응급구호세트 외에 별도로 지진, 혹한, 어린이 등을 위한 구호키트를 제작하고 있다.

배천직 구호사업팀장은 “구호세트를 총 5만8000여 세트를 준비해 재난이 발생하면 즉시 각 지역에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며 “이재민들이 강당 등 임시 대피소에서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특성화된 키트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취사구호키트는 각종 자연재해로 가재도구가 망가지거나 가스가 끊긴 지역 주민에게 지원된다. 개인 취사가 가능하도록 휴대용 버너와 코펠, 수저, 주방세제 등이 담겨 있다. 지진구호키트는 전기와 물류 운송이 끊겼을 때 필요한 제품으로 구성됐다. 특히 휴대용 화장실을 추가한 게 특징이다. 기존의 가설 화장실은 여러 명이 사용하면서 악취 등 비위생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휴대용 화장실은 물이 없어도 용변을 본 뒤 바이오 본드를 뿌리면 냄새 없이 응고시킨 뒤 위생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방한키트는 한파가 몰아쳤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용품들로 꾸며졌다. 목도리, 방한모, 장갑, 내복, 핫팩, 보온병 등이다. 특히 방한텐트와 쿠션형 담요로 체온 유지에 도움을 준다. 어린이 구호키트는 속옷, 양말과 키즈 캐릭터가 그려진 밴드, 연고, 해열제 등으로 꾸려졌다. 재난 예방을 위한 안전 도서와 간단한 놀이를 할 수 있는 캐치볼을 넣어 재해로 불안해하는 어린이를 배려했다.

희망브리지는 앞으로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구호세트와 황사, 폭염 등 다양한 재난에 대비한 구호물품 세트도 마련할 예정이다. 배 팀장은 “국민 모두가 재난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생존키트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희망브리지#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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