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살된 퓨마, 교육용 박제 검토…“경악스럽다” 반대 靑 청원글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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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20일 1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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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사진=채널A
대전오월드에서 탈출해 사살된 퓨마 ‘뽀롱이’를 교육용으로 박제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가운데, 퓨마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했던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를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19일 대전도시공사에 따르면, 국립중앙과학관은 생물의 다양성 보전의 의미를 되새긴다는 취지로 퓨마 사체 기증을 요청했다. 퓨마를 학생 교육용 박제로 만들어 전시하겠다는 것. 대전도시공사 측은 사체를 기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이들은 사육사의 부주의로 퓨마를 사살한 것도 모자라 사체를 박제·전시하는 건 잔인한 처사라고 분노했다. 이 가운데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퓨마 박제를 반대하는 청원글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19일 ‘생명의 존엄성을 위해서 사살 당한 퓨마의 박제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인간의 욕심에 의해 괴롭게 살아왔을 뿐더러 인간의 안전을 위해 잔인한 죽음을 맞이한 이 생명에게 주어지는 결과가 결국 ‘박제’ 또는 ‘폐기’라니 경악스러웠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러한 동물원 또는 지자체의 대처를 보고 자라난 아이들이, 이와 같은 사태를 자연스럽게 여기게 될 시민들이 과연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라며 “인간의 욕심에 의해 평생을 괴롭게 살다간 가여운 생명. 죽음마저도 인간에 의해 잔인한 끝맺음을 맞은 이 가여운 생명을 부디 예우를 다하여 보내달라. 박제, 폐기가 아니라, 동물원의 한 켠에라도 퓨마를 기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묻을 수 있도록 부디 도와달라”라고 주문했다.

해당 청원글은 20일 오전 10시 48분 기준, 3229명의 참여를 얻었다. 이외에도 ‘퓨마 박제 반대한다’, ‘생을 마감한 퓨마를 도와달라’ 등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한편 퓨마 ‘뽀롱이’는 담당 직원이 18일 아침 방사장 청소를 한 후 2중으로 된 출입문 잠금장치를 제대로 잠그지 않아 탈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를 탈출한 퓨마는 이날 오후 9시44분께 오월드 동물병원 뒤 퇴비사 인근에서 사살됐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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