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500년’ 영통 느티나무 장맛비에 쓰러져 갈가리…주민들 ‘허탈’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6월 26일 18시 04분


코멘트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26일 장맛비에 수령(樹齡)이 500년 이상 된 경기 수원 영통 느티나무가 포탄을 맞은 듯 부러져 갈가리 찢겼다. 부러진 느티나무를 본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원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경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청명고등학교 부근에 위치한 영통 느티나무가 부러졌다. 수원시는 나무 속에 공간이 생긴 데다 장맛비로 느티나무 윗부분에 하중이 실려 부러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통 느티나무에는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칠 무렵 나무가 구렁이 울음소리를 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1790년 수원화성을 축조할 때 영통 느티나무의 나뭇가지를 서까래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영통 느티나무는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됐다. 산림청은 지난해 영통 느티나무를 대한민국 보호수 100선(選) 중 하나로 선정했다.

영통 주민들에게 영통 느티나무는 각별하다. 주민들은 매년 단오에 나무 주변에서 ‘영통청명단오제’를 열어왔다.

영통 느티나무가 쓰러지자 주민들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사고 사진을 올리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아이디 y__y****은 “영통에 와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다 아는 나무. 500년이 넘어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 20년이 넘게 봐온 나무. 갑자기 한 순간에 무너져 내렸다”면서 “너무 충격을 금치 못해 계속 그 자리를 뜨지 못하고 지켜봐야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나쳐온 아주머니도 잠깐 사이에 쓰러진 나무를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면서 “상징적이고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나무가 하루아침에 쓰러지다니. 겉으로 너무 푸르러서 영원할 줄 알았는데, 속이 엉망이었다고 한다.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아이디 wb_0****은 “말도 안 돼.. 영통의 상징인데..”라고 했고, 아이디 rosa****은 “영통 느티나무. 530년 된 보호수인데.. 폭우로 나무가 이렇게 조각이 나다니ㅠㅠ”라고 적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