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에 받히고 폭행당한 택시기사 “술냄새 운전자, 폭력전과 10범 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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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9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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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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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사고를 당했음에도 외려 가해차량 동승자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60대 택시기사가 9일 경찰의 미흡했던 초동수사를 꼬집으며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피해 택시기사인 이강석 씨(64)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지난달 22일 오전 2시경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한 골목에서 주차하려던 벤츠 차량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 씨의 주장에 따르면 사고 당시 합의를 시도하려는 운전자 A 씨(31)와 동승자 B 씨(31)에게서 술 냄새가 나자 이 씨는 합의를 거부하고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 그러자 동승자 B 씨는 욕설을 하며 무차별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고, 운전자 A 씨는 차량을 타고 도망갔다. A 씨는 도망간 게 아니라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자리를 뜬 것이라고 주장하는 상황.

이 씨는 “(사고 후 운전자 A 씨가)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면서 ‘계좌번호를 주시라’고, ‘제가 알아서 다 해 드리겠다’고 했다. 그런데 술 냄새가 팍 나더라. 제가 계좌번호를 안 주니까 ‘제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본인이 간접 고백을 했다. 저한테 ‘대리를 불렀다’고 얘기를 했다. 신고를 하려고 하자 ‘신고하네’ 하면서 일행(동승자 B 씨)이 머리채를 잡고 때린 것”이라며 “7번 늑골이 골절됐다. 그리고 얼굴, 머리는 타박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신고하려고 해서 (동승자 B 씨가) 때리니까 (운전자 A 씨가) 말리다가 내가 맞으면서도 자꾸 신고를 하니까 말리다가 말고 도망간 것”이라며 “그 후로 (운전자 A 씨가) 저한테 와서는 자기가 폭력 전과 10범이라 거기에 휩쓸리면 안 될 것 같아서 자리를 피한 거라고 했다. 그리고 그냥 도망간 것도 아니고 자기 동료한테 차번호를 가르쳐주고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경찰의 초동수사가 미흡해 A 씨의 음주운전을 입증할 방법이 사라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22일 한 오전 10시 몇 분경에 (경찰에서) 전화가 왔다. ‘이 차 넘버가 맞습니까’라고. 그래서 도망갈 때 112 신고하면서 그 신고한 그 넘버, 번호가 맞을 거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 그때까지도 (조사를) 안 한 것”이라며 “그리고 25일 날 전화가 왔다. 담당 조사관한테. 이 차량이 무슨 차량이냐고. 저한테 이렇게 전화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얼른 보기에는 벤츠 차량 같다’고 얘기를 하고 나서 보니까 화가 나는 거다”며 “‘아니, 3일이 지났는데 차량을 저한테 확인하시냐’고, ‘일단은 음주인데 초동수사를 이렇게 하시냐’고 제가 막 항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운전자 A 씨의 도주 후에도 동승자 B 씨가 계속 폭행한 이유에 대해선 “제가 (동승자 B 씨도) 도망갈까봐 또 잡고 막 있었다”면서 “10분 이상 (폭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가해자들에게 과한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소문에 대해선 “저는 돈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 사람들도 돈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병원에 있는데 온다고 그러기에 돈으로 해결하려면 5000만 원 가지고 와라, 이렇게 얘기한 적 있어도 현장에서는 돈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건을 언론에 제보를 한 이유에 대해선 “(상대가) 음주를 해서 다쳤다. 일방적으로 맞아서. (그런데) 경찰에서 초동수사를 안 해서 그 사람은 도망갔다. 본인들은 ‘나는 죄가 없다’, ‘음주한 사실이 없다’ 이렇게 찾아왔을 때 너무 억울해서 (제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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