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의원 “변호사 취업과정서 검사장 출신 로펌 대표가 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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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2월 2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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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재정 의원 페이스북
사진=이재정 의원 페이스북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45·사법연수원 33기)의 성추행 피해 경험 폭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Me Too(미투·나도 당했다)’라고 올렸던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44)이 자신의 과거 성추행 피해 경험과 함께 심경을 털어놨다.

사법연수원 35기로 변호사 출신인 이 의원은 YTN PLUS와 YTN 라디오의 시사 프로그램 ‘시사 안드로메다’에서 “(13년 전) 변호사 시절 문제점을 제기하고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던 한 사람이었지만 개인적 문제를 공론화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서 검사의 폭로 후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변호사였을 때도 못했던 일. 국회의원이면서도 망설이는 일. 그러나 #Me Too 그리고 #WithYou”라고 적었다.

이 의원은 해당 글의 의미에 대해 “변호사 취업과정에서 있었던 일로 (가해자인) 그분은 검사장 출신 모 로펌 대표였다”며 “(당시) 그 로펌에 고용되지는 않았지만 또 다른 고용시장에 던져지는 마당에 불미스러운 일에 초점 맞춰졌을 때의 제 진로도 걱정됐다”고 당시 성추행에 대응하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 의원은 “전문직 여성이 더 당당할 것 같지만 가장 두려운 게 뭔지 아냐. 앞에 여성이 붙는 것”이라며 “여성으로서 피해자가 되었을 때 나로서는 그 여성성이 전문성을 훼손하는 느낌, 그리고 그 꼬리표를 계속 가지고 가는 것이 부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분은 이재정 국회의원이 소방관 국가직화에 목소리를 내도 시간이 부족하다, 사법개혁 특위 위원으로서 검찰개혁도 이야기해야 하는데 이재정이 미투에 동참해버리면 모조리 미투로 매몰될 것이라고 걱정하시기도 한다”며 “저도 그 안에서 고민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서지현 검사 입장이 되어봤다. 서 검사도 수사권을 행사하고 피의자를 심문하는 검사로 전문적인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지 사적인 피해를 통해 자신이 규정되는 것이 낯설고 두려웠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냈다면 나도 이런 고민을 뒤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어떤 일을 당했는지 파편화한 사건의 나열로만 보도되거나 강조되어서는 안 된다”며 “서 검사가 말한 것처럼 사건의 본질은 제가 어떤 추행을 당했는지가 아니라 저 자신조차 오랜 시간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문제점을 사회적으로 여러분들이 들여다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출연한 ‘시사 안드로메다’는 3일 밤 11시 20분 YTN라디오를 통해 방송된다. 무편집본은 4일 자정 팟캐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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