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군산상고 일대에 야구거리 만든다

  • 동아일보

8월까지 조형물 등 설치

1972년 7월 19일 제26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결승전에서 군산상고와 부산고가 맞붙었다. 창단 4년밖에 안 된 군산상고는 당시 영남의 강호 부산고에 9회초까지 4―1로 뒤지다 9회말 공격에서 괴력을 발휘하며 5―4로 짜릿한 대역전승을 거뒀다. 고교야구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게임으로 기억된 이 경기는 1977년 영화로 만들어지는 등 야구팬에게 깊은 감동으로 남아 있다.

이 경기 이후 고교야구는 일약 1970∼80년대 최고 인기 스포츠로 떠올랐다. 당시 역전의 신화를 만들어 낸 군산상고 김봉연 김일권 김준환 선수 등은 이후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의 주역으로 프로야구 최다 우승이라는 신화의 밑거름이 됐다. 군산상고는 이후에도 대통령배 우승(1976년) 청룡기·봉황기 우승(1982년) 등 전국대회 우승 17회, 준우승 18회의 성적을 거두면서 야구 명문고로 각인됐다. 승리의 상당수는 역전승이어서 ‘역전의 명수’라는 이름까지 얻었다. 초등학교 중학교에도 야구 강팀이 많았던 전북 군산은 ‘야구 도시’로 명성을 떨쳤다.

군산시는 ‘역전의 명수’ 명성을 이어가고 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군산상고 일대에 야구거리를 만들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야구거리는 군산상고 사거리에서 학교 정문까지 110m 구간에 조성된다. 8월까지 야구거리와 조형물, 기념물을 설치하고 야구 체험시설, 투구 연습장도 만들 예정이다. 군산상고에 야구역사관을 꾸며 우승컵, 선수 사인볼과 유니폼, 우승 영상물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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