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국립대 특집]하버드·MIT 등 세계 최고 수준 대학에 학생 파견 4차 산업혁명 이끌 ‘모험인재’ 양성 집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지난 여름방학 전북대학교(총장 이남호) 학생 15명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교육부가 지원하는 대학특성화사업(CK사업)을 통해 자타공인 세계 최고 대학인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Harvard Medical School)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에서 공부할 수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총 2주 동안 바이오기술(BT) 및 정보기술(IT) 연구 프로그램 고급과정에 참여해 IT융복합시스템 연구 현장을 체험했고, 학점도 취득했다.

전북대는 2014년부터 교육부로부터 전국 대학 중 가장 많은 연간 70억 원씩, 총 350억 원을 지원받아 특성화 교육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이 사업의 혜택을 받는 학생 수는 매년 7∼8천명에 이른다.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인재양성을 책임지는 대학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 대한 전북대의 답은 ‘모험인재’다.



특별한 지원으로 특별한 ‘모험생’ 만든다


전북대에는 타 대학에선 찾아보기 힘든 장학금들이 많다. 단순히 학업 성적이 좋다고 주는 장학금보다는 학생들의 잠재력과 창의성을 보고 주는 장학금이다.

올 2학기 전북대는 ‘모험역량 강화 장학생’ 400명을 선발해 120만 원씩의 장학금을 줬다. 학부생들에게 체계적인 경력개발과 자기주도형 모험활동을 장려해 색깔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다. 이 장학금을 받기 위해 학생들은 자신의 꿈을 펼쳐 보인다.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TV리포터, 아동인권 알리미, 안전관리사, 문화예술 마케터 등 자신만의 꿈을 설정하고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발걸음을 지원하는 것이다. 장학금도 실비 형태의 지원이라 자신이 원하는 모험활동에 폭넓게 쓸 수 있다.

또한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대학이 설정한 모험과 소통, 창의, 인성, 실무, 문화 등 6개 핵심역량 분야에 다양한 활동을 한 학생 70명에게 6800만 원의 장학금도 지원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도록 ‘황당무계 아이디어 공모전’이나 평소 생각에 그쳐왔던 것을 직접 실행에 옮겨 스스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모험활동 공모전’ 등도 실제로 학생들이 교과영역을 넘어 비교과영역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쌓고 성취감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전북대에선 학생들의 생각이 그저 생각에만 그치지 않는다.

차별화 된 프로그램 ‘모험생’ 키운다


전북대가 이같이 파격적인 방향으로 학생 지원책을 선회한 것은 바로 다양성이 요구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합하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다. 장학금뿐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가히 파격이다. 기숙사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타인과의 융합이나 소통,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레지덴셜칼리지’와 최소 한 학기 이상 다른 나라나 지역의 언어와 문화를 체득케 하는 ‘오프캠퍼스’가 대표적이다. 모험적 도전정신과 문화예술 및 인문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도록 ‘모험과 창의’, ‘모험과 소통’이라는 교양필수 교과목도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험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전북대는 전국에서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전북대가 주목한 것은 고등교육의 문제점으로 대두된 빈곤한 기초교육이다. 이를 위해 과감히 ‘신입생 4학기제’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기초교육 강화형 학부교육 모델을 구축했다. 최근 교육부의 중간평가에서도 기초학력인증제와 계열을 넘어선 융·복합 교육, 레지덴셜칼리지, 오프캠퍼스 등이 우수 평가를 받았다.

탄탄한 교육과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공존하는 전북대에선 학생들의 꿈이 현실이 된다. 지식만 가진 학생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체득하는 현실감 있는 인재가 배출된다.

교육 투자의 힘 ‘학생 만족도 전국 1위’


학생 교육에 대한 전북대의 과감한 투자는 한국표준협회가 최근 발표한 학생 서비스 만족도 전국 1위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과 2015년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적은 수준의 등록금에 파격적인 장학금, 그리고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과감한 투자 등 3박자가 조화를 이룬 덕분이다.

전북대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시설 보수사업 예산을 보면 2015년 36억 원, 2016년 44억 원, 2017년 45억 원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여기에 기부금을 모아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강의실 100개 구축 사업’도 추진 2년 반 만에 74개를 완성했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 역시 학생들 등록금이 아닌 국고 예산과 기부금이다. 이런 노력으로 한 언론사의 교육여건 평가에서는 2010년 이후 7년 연속 전국 Top10 안에 들었다.

또한 전북대가 중점 추진하는 한국적인 캠퍼스 조성사업은 강의실, 세미나실, 컨벤션홀, 전시실, 식당 등 모두가 구성원을 위한 교육 및 연구·학술 진흥을 위한 공간들이다. 한옥이라는 지역의 대표 브랜드를 대학에 접목하여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교육여건 개선과 연구·학술 인프라 구축에 복지환경 개선까지 1석4조인 셈이다. 이런 사업들에 대해 동문과 지역민은 물론이고 지자체들까지 적극 공감하면서 지원을 대폭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
#전북대학교#매사추세츠공과대학#오프캠퍼스#모험활동 공모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