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車’ 견인한 운송업체 대표 “3년전 출고된 車 직접 전해줬는데… ”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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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키 건넬때 웃던 모습 잊지못해”

교통사고로 숨진 배우 김주혁 씨(45)의 영결식이 열린 2일 경찰은 사고차량(사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기로 했다. 혹시 모를 차량 결함 등을 정밀 분석하기 위해서다. 사고차량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 일반 견인차 대신 전문 운송업체가 필요했다. 그러나 가까운 강남의 운송업체들은 경찰 전화를 받고 손사래를 쳤다. 거리가 멀고 차량 파손이 심해 운송 과정에서 자칫 사고가 날 수 있어서다. 사망사고가 난 차량이라는 인식도 작용했다.

경찰은 수소문 끝에 강북의 한 운송업체를 찾았다. 그리고 업체 대표 위모 씨에게 전화했다. 위 씨는 “그 차와 인연이 있다”며 흔쾌히 승낙했다. 알고 보니 그는 과거 해당 차량 출고 때 김 씨에게 직접 전달한 당사자였다. 그는 2014년 경기 평택항에서 출고된 벤츠 SUV를 운송차량에 싣고 강남의 한 카페에서 기다리던 김 씨에게 인도했다. 위 씨는 “차량 출고가 예정보다 한 달가량 늦어져 김 씨가 꽤 기다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차 키를 건넸을 때 활짝 웃던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인연 때문에 위 씨 역시 이번 사고 소식을 듣고 마음이 불편했다고 한다.

그는 2일 오후 1시 반경 강남경찰서에 도착했다. 이어 처참하게 부서진 사고차량을 자신이 몰고 온 운송차량에 실은 뒤 가림막으로 감싸고 단단히 고정했다. 약 2시간 반을 달려 국과수에 도착했다. 위 씨는 “충돌 후 발생한 화재를 끄는 과정에서 물을 뿌려서인지 평소보다 차량이 무거웠다. 사람으로 따지면 (차량도) 태어났다가 죽은 것이어서 운전하는 내내 착잡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새 차를 (김 씨에게) 가져다줬는데 마지막도 함께한 셈이 됐다”고 덧붙였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주혁#교통사고#사고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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