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 물리면 식염수-수돗물로 씻어 2차 감염 막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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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혈증 예방 등 응급처치 어떻게

한일관 대표 김모 씨(53·여)가 개에게 물린 지 엿새 만에 패혈증으로 숨지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물에게 물린 상처 자체를 꿰매도 감염에 따른 쇼크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개에게 물리면 우선 생리식염수나 수돗물로 상처 부위를 씻으라고 조언했다. 개의 타액을 통해 각종 바이러스, 곰팡이, 세균이 옮아 2차 감염 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가 계속 나면 붕대 등으로 상처를 누른 뒤 병원에 들러 꿰매야 한다. 특히 들개 등 광견병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는 개에게 물렸다면 상처가 얕아도 꼭 병원에서 광견병 감염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문제는 응급실에서 상처를 봉합하고 항생제를 투여해도 패혈증 위험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패혈증은 상처로 들어간 미생물뿐 아니라 개에게 물려 외상이 생기거나 화상을 입었을 때 발생한 염증 탓에도 악화할 수 있다.

환자의 기존 건강상태 역시 패혈증에 영향을 준다. 감염에 의한 패혈증의 경우 건강한 사람이라면 조기에 항생제와 수액만 투여하면 사망 위험을 10% 이내로 낮출 수 있다. 반면에 이미 당뇨병이나 폐렴, 갑상샘과다증 등을 앓고 있는 상태라면 면역력이 나빠 일반적인 처치로는 패혈증을 막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환자가 겉으로는 큰 이상을 보이지 않더라도 여러 종류의 항생제를 한꺼번에 투약하고 혈압과 산소포화도, 혈중 젖산 농도 등을 측정하며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환자가 호흡이 가빠지거나 혈압이 떨어지는 등 패혈증 증상을 보여도 주위에서 이를 다른 질환으로 오해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한 국내 연구에 따르면 패혈증에 대해 알고 있는 국민은 35% 수준으로, 뇌중풍(뇌졸중·96.9%)이나 심근경색(94.3%)보다 훨씬 낮았다.

동물 행동 전문가는 길에서 대형견을 만났을 때 눈을 마주치거나 쓰다듬는 행동을 삼가라고 조언한다. 최희웅 동아보건대 애완동물학부 교수는 “특히 불도그, 핏불테리어 등 아래턱이 발달한 개는 투견 종류일 가능성이 높으니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가길 권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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