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서 고래회충 발견…전문의 “회 먹고 10시간 내 배 아프면 고래회충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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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20일 13시 57분


사진=동아일보 DB(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동아일보 DB(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지난 16일 의정부의 한 고등학교 급식의 갈치조림에서 고래회충이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고래회충의 위험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래회충은 물고기에 기생하는 기생충으로 양식이 아닌 자연산 물고기에서 주로 발견되며, 사람도 감염될 수 있다. 고래회충에 감염되면 복통이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큰 우려는 몸속으로 들어온 고래회충이 위나 장에 천공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고래회충은 인간의 몸속에서 기생하기 어려워 생존을 위해 인간의 위장벽을 파고드는데, 이때 환자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되고 일부의 경우 위장벽을 완전히 관통해 복막염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고래회충은 지난 2015년 3월 경남 울산 앞바다에서 다량 발견되며 생선회 등에 대한 공포를 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생충 전문가인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는 당시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서 교수는 고래회충이 고래가 아닌 사람 몸에 들어오면 어른으로 자라지 못하고 ‘어린아이 상태’로 돌아다니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게 사람 위에 들어가면 위산을 피해 숨기 위해 위벽을 뚫으려 한다, (그런데) 고래회충은 인내심이 그렇게 많지 않아 조금 뚫다가 말고 그 상태로 있다가 하루 이틀 지나면 죽는다”고 설명했다.

고래회충에 감염됐을 경우 종양, 출혈 등 합병증과 관련한 우려에는 “위를 뚫는 과정에서 출혈이 조금 있겠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며 “중요한 합병증은 고래회충이 위에 머물지 않고 작은창자로 가면 장이 막히거나 장 중첩증 같은 게 아주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고래회충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비유하자면 길을 걷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정도”라고 전했다.

다만 “회 먹고 10시간 이내에 배가 아프면 제일 먼저 고래회충을 의심해야 한다”며 “배가 너무 아프기 때문에 내시경을 통해 잡아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고래회충을 예방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고래회충은 생선의 내장에 있다가 생선이 죽으면 기어나온다.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지기 전 어류의 내장을 즉시 제거한 후 보관하고, 60℃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조리, -20℃ 이하에서 24시간 동안 냉동 보관 후 섭취해야 한다.

한편 20일 경기도 의정부교육청은 지난 16일 의정부의 한 고등학교 급식의 갈치조림에서 고래회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 측은 오븐에서 섭씨 200도로 약 5분간 갈치를 조리해 고래회충으로 인한 유해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고래회충으로 인해 복통 등 증상을 일으킨 학생 및 교직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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