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사건 미궁, 경찰 질문에 아무런 반응 보이지 않아…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0월 9일 1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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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어금니 아빠’로 불리며 대중의 응원을 받던 이모(35)씨가 딸의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8일 구속됐다.

이씨가 세간에 알려진 것은 2006년 언론을 통해서다. 치아와 뼈 사이에 악성 종양이 자라는 희소병을 딸과 함께 앓는 아버지로 소개된 그는 자신과 같은 병을 앓는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어금니 아빠’란 별칭을 얻었다.

이후 자신의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던 이씨는 11년 만에 충격적인 사건의 피의자로 다시 등장했다.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30일 자정쯤 자신의 딸과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여중생 A양(14)을 살해한 뒤 강원도 영월의 한 야산으로 이동해 시신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확인결과 A양은 지난달 30일 오후 12시20분쯤 이씨의 딸 B양(14)과 함께 이씨의 집으로 들어갔다. 이튿날인 1일 오후 5시18분쯤 이씨 부녀는 BMW 차량에 A양의 시신이 들어있는 가방을 싣고 강원 영월군 소재의 야산으로 이동해 A양의 시신을 유기했다.

A양의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5일 오전 10시20분쯤 서울 도봉구의 한 빌라에서 은신해 있던 이씨를 검거했다. 당시 이씨와 딸은 수면제를 과다복용하고 의식을 잃은 채 쓰러진 상태였다.

경찰은 곧바로 이씨를 병원으로 옮기는 한편 그로부터 A양의 유기장소를 확인한 뒤 6일 영월 야산에 유기된 A양의 시신을 수습했다.

A양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결과 A양은 끈에 목이 졸려 살해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가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라는 의료진의 소견을 받고 이날 오전 3시간가량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서 이씨는 개인의 신상 등 사건과 무관한 질문에는 고개를 움직이는 방식으로 답했지만, 사건과 관련된 질문에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아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이씨와 함께 수면제를 복용한 것으로 알려진 딸 B양은 숨을 쉬고 있으나 의식은 없는 상태다. 의료진은 B양의 생명이 위독한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B양이 시신 유기에 가담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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