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100원이 세상을 바꿉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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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원의 정성’ 모아 매달 이체… 후원금 전액 장학금으로 사용

김희만 회장은 100원회를 운영하면서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우선 전국적으로 회원이 700명이 넘지만 지금까지 사무실을 두지 않았다. 모임을 꾸려가는 사람도 회장과 총무 둘뿐이다. 회칙도 따로 만들지 않았다.

하루 100원씩 모은다고 하지만 얼마씩 내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 ‘100원의 정성’이 담겨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매달 일정액을 통장으로 자동 이체하거나 부정기적으로 몇천 원씩을 보낸다. 어떤 이는 정기총회 때 동전을 가득 채운 돼지 저금통을 들고 오기도 한다.

김 회장은 매년 5월 둘째 주 일요일에 개최하는 정기총회와 장학금 전달식 비용은 자비로 쓴다는 원칙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회원 초대장 발송과 현수막 제작에 50만 원가량이 들지만 한 번도 회원들의 모금액을 사용하지 않았다.

10년 전만 해도 한 해 1000만 원 넘게 들어왔던 후원금은 최근 몇 년 새 경기가 나빠진 탓에 700만∼800만 원으로 줄었다. 액수가 적다 보니 이자 수입도 거의 없다. 1년간 후원금이 모이면 10만 원 정도 잔액을 남겨놓고 나머지는 모두 장학금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장학금 수혜자는 광주 시내 5개 구청을 통해 추천받는다.

김 회장은 18년 전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내면서 게재했던 휴대전화 번호(011-666-0660)를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한때 후원을 하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중단한 회원들이 혹시라도 다시 연락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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