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이랑의 진로탐험]기업 미래 예측하는 ‘기업 프로파일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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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 같은 강력 범죄가 발생했을 때 범죄 현장에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범죄자가 어떻게 범행을 준비하고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는지, 시신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사람들이죠. ‘범죄 프로파일러’는 바로 범죄 과정을 과학적으로 재구성해 범행 동기와 용의자의 특징 등을 분석하는 프로파일링 전문가를 말합니다. 이들이 분석한 결과는 범죄자의 행동 패턴을 바탕으로 범죄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데 활용됩니다.

여기서 분석에 쓰이는 프로파일링 기법은 꼭 범죄 행동에만 국한되는 건 아닙니다. 엄청난 자료들을 수집해 분석하는 기법이라는 점에서 기업 경영에도 종종 활용됩니다. 이런 일을 하는 ‘기업 프로파일러’는 기업의 기존 행동이나 습관을 분석해 기업의 미래 행동을 예측하는 데 주목합니다. 이들은 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일종의 비즈니스 전략가이자, 미래전문가라고 할 수 있죠. 요즘처럼 기업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때에는 미래에 어떤 전략을 세우고 경영할 것인지가 기업의 핵심 이슈가 되는데, 최근에는 빅데이터 분석 기법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경영 전략을 세우거나 기업 이미지를 설정할 때 프로파일링 기법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비단 기업에서뿐 아니라,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미래학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초만 되면 5년 후, 10년 후를 전망하는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유망 산업이나 직업, 최신 트렌드에 대한 책들이 인기를 얻는 것이죠.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으로 미래 사회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거란 전망이 쏟아지면서 기업과 사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에 대한 주제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기업 프로파일러는 기업 경영 및 빅데이터 분석에 미래학을 접목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정식 직업으로 자리를 잡은 형태는 아니지만, 전망은 밝은 편입니다. 기업에서는 계속해서 미래 전략을 세워야 하고,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는 과거보다 쉽게 수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니까요. 따라서 소위 ‘회사원’이라 불리는 기업 내 사무직으로 일하고 싶은 친구들이라면, 지금부터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전략을 세우는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인문학을 전공하면 취업이 안 된다고 해서 ‘문송’(문과라 죄송합니다) 시대란 말이 자주 쓰이는데요, 그렇다고 적성에 맞지도 않는데 모두가 과학자, 공학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다행히 미래에도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적 접근이 필요한 영역은 존재하죠. 하지만 인문사회계열 직업들에서도 미래에 요구되는 역량은 지금과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기업 프로파일러에게 요구되는 데이터 분석력과 전략적 사고능력이며, 미래학과 심리학도 매우 유용합니다.
 
이랑 한국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
#기업 프로파일러#기업 경영 빅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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