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김기춘은 박근혜 前대통령 돕는게 애국이라 생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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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때 박근혜 前대통령 지원 여부로 애국과 비애국 나눠 인사에 반영”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이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왔는지 여부로 ‘애국’과 ‘비애국’을 나누고, 이를 정부 인사에 반영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구속 기소) 등의 재판에서 조원동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61)은 “김 전 실장은 평소 애국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며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조 전 수석은 “(애국이라는 표현은) 적극적 의미로는 선거에서 (박 전 대통령을) 도운 분들은 인사상 반영하고, 소극적 의미로는 상대편 진영은 배제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경제수석을 지냈다. 김 전 실장과는 2013년 8월부터 약 10개월간 함께 근무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 전 실장은 애국을 빙자해 보수와 좌파로 편을 가르고, 박 전 대통령을 비호하며 일방적 지침을 그대로 따르는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전 수석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며 “그 과정에서 검증할 수 있는 관료주의 기능을 마비시킨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김 전 실장 측은 조 전 수석의 증언에 대해 “주관적이며 검증이 불가능한 의견”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실장은 “젊은 공무원 시절부터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충실하면 애국이고, 북한 체제에 동조하거나 온정적인 것은 애국이 아니라는 확고한 기준을 갖고 있다”며 “어떤 후보에 대한 찬반을 애국 기준으로 삼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권오혁 기자
#조원동#김기춘#박근혜#애국#심리#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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