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화재…6세 여아 똘똘한 대처로 피해확산 막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6일 2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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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지만 혼자 있던 여섯 살 여자 어린이가 어린이집에서 배운 대로 대처해 피해확산을 막았다.

16일 광주 남구경찰서와 광주 남부소방서에 따르면 15일 오후 8시 12분 광주 남구 양림동 한 아파트 12층 이모 씨(40)의 집에서 불이 났다. 불은 안방 전기장판에서 치솟았다. 불이 날 당시 이 씨의 작은 딸(6)만 혼자 집에 있었다.

이 양은 불이 나자 키우던 강아지만 안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서둘러 집을 벗어났다. 탈출하면서 먼저 집 현관문을 잠궜다. 어린이집에서 1주일에 한번씩 배운 대로 화재에 대처한 것이다. 아파트에서 불이 났을 때 현관문이 열려있으면 공기가 유입돼 화마를 크게 번진다.

이 양은 집을 벗어난 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다. 화재가 일어날 때 엘리베이터를 타면 연기가 유입돼 탑승자는 화마를 입는다. 이 양은 계단으로 내려가면서 배운 대로 ‘불이야’라고 계속 외쳤다. 3층까지 내려간 뒤 화재경보기를 눌렸다. 아파트 1층에 내려와서는 관리사무소로 가 ‘불이 났다’고 알렸다. 이 양은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가르쳐준 대로 했다”며 “
너무 놀라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고 했다.

이 양이 불이 났다고 외치며 화재경보기가 작동해 주민들의 119신고가 동시에 4건이나 접수됐다. 또 주민 10여 명이 대피했다. 불은 152㎡ 규모의 집 내부 60㎡를 태우고 15분 만에 119에 의해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방서 추산 1700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전기장판 과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하고 있다. 광주 남부소방서 한 관계자는 “아이들은 보통 불이 나면 당황해 방 안에 몸을 숨기는 경우가 있다”며 “이 양은 어린이집에서 배운 대로 똑똑하게 대처해 피해 확산을 막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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