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한 운영으로 본래 기능 상실”
경남도, 출연금 10억원 반환 요구
재단측 “반환 선례 없다” 반박
2012년 3월 8일 경남도청 신관 대강당에서는 김두관 경남지사와 고영진 교육감, 허기도 경남도의회 의장, 박완수 창원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도 미래교육재단’ 출범식이 열렸다. 당시 재단 이사장을 맡은 고 교육감은 “도민의 성원 속에 미래교육재단이 출범하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선언했다.
재단은 초기 기금 500억 원, 최종 기금 3000억 원을 목표로 정했다. 김 지사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 달라”고 박수를 보냈다.
그로부터 4년 10개월이 지난 현재 당시 경남지사와 경남도교육감, 경남도의회 의장, 그리고 경남지역 상당수 시장·군수가 교체됐다. 경남도는 새누리당 홍준표 지사, 도교육청은 전교조 출신 박종훈 교육감이 이끌면서 미래교육재단은 출범 이후 최대 시련기를 맞고 있다.
갈등의 발단은 10억 원을 출연한 경남도가 ‘종잣돈’ 반환을 요구하면서부터다. 경남도는 최근 재단 측에 “방만한 운영으로 본래 목적과 기능을 상실한 미래교육재단에 출연한 것은 원인 무효”라며 “즉각 출연금 10억 원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재단은 기금 3000억 원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4%에 불과한 133억 원의 기본 재산만 확보했다”며 “미래인재 발굴과 육성, 인재의 체계적인 관리, 국제교류 사업 등도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래교육재단은 전임 교육감 시절인 2012년 9월 호주의 대학, 기업 등과 원격 학습시스템 개발을 위해 7억 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박 교육감이 취임한 뒤인 2015년 8월 수익성이 낮다며 사업을 취소한 뒤 투자비 가운데 5000만 원만 회수하고 나머지 손실액의 책임 소재와 관련해 재단의 전 상임이사를 고발한 상태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홍 지사와 박 교육감의 구원(舊怨)이 근본 원인이라는 시각이 많다. 두 사람은 무상급식 예산 마찰에서부터 주민소환 투표를 둘러싼 갈등까지 2014년 이후 줄곧 앙숙으로 지냈다.
도는 박 교육감의 선거대책 총괄본부장을 지낸 전창현 미래교육재단 사무국장(53)도 문제 삼았다. 교육감 측근을 ‘낙하산 인사’ 했다는 것이다. 경남도는 기금을 회수한 뒤 서민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러나 재단 측은 “경남도가 반환 근거를 제시하면 10억 원을 돌려주고 재단을 운영하고 싶다”며 “기본재산을 반환한 선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초 구상만큼 규모가 커지지는 않았지만 매년 고교생 120명에게 장학금(6000만 원)을 지급하고, 고교생 대학 학비를 지원하는 ‘아이 좋아 통장사업’을 하는 등 내실 있게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성민 경남도 기획관은 11일 “공익법인의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과 재단 정관에 따라 이사회 의결, 감독청 허가만 있으면 반환이 가능하다. 재단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거듭 반론을 폈다.
경남도는 재단이 계속 도 출연금 반환을 거부하면 법적인 대응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져 두 기관의 마찰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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