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흉상에 스프레이 뿌리고 망치로 훼손한 남성, 불구속 입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1일 20시 46분


YTN 방송 화면 캡처
YTN 방송 화면 캡처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흉상을 훼손한 남성이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4일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에 있는 박 전 대통령 흉상을 훼손한 혐의(특수손괴)로 최모 씨(32)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최 씨는 1966년 제작된 높이 2.3m 흉상에 빨간색 스프레이를 뿌리고 망치를 내리쳐 코 부분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흉상이 놓인 1.8m 좌대에도 빨간 스프레이로 '철거하라'는 글을 남겼다.

최 씨는 범행 이튿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박정희 흉상 철거 선언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범행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5·16 군사혁명이 5·16 군사정변으로 바뀌며 군인들에 의한 쿠데타임을 천명한 것은 역사학계의 꾸준한 연구 성과와 노력이 반영된 결실"이라며 "'5·16 혁명의 발상지'라는 잘못된 상징이 보존된 건 제대로 된 역사의식의 함양이라는 가치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훼손 이유를 밝혔다. 최 씨는 경찰의 출석요구를 받고 이달 9일 조사를 받았다.

흉상이 설치된 문래근린공원은 5·16 군사정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정변을 모의한 수도군단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흉상 철거 논란이 있었고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맞물려 철거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흉상 훼손과 같은) 불법행위는 엄정하게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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