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벌게 해줄게” 전현직 특전사 보험사기 가담 현직 의사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6일 17시 10분


코멘트
육군 특전사령부 전·현직 대원들이 허위 진단서로 보험금을 가로채는 과정에 현직 의사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돈을 받고 특전사 대원들에게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정형외과 의사 김모 씨(52)를 구속하고 박모 씨(38) 등 다른 의사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김 씨에게 환자를 소개한 브로커 김모 씨(28)도 구속했다.

구속된 의사 김 씨는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브로커 김 씨가 소개한 전직 특전사 대원 39명으로부터 1인당 30만~50만 원을 받고 허위로 영구후유장해 진단서를 발급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의사 김 씨는 진단부위를 손으로 잡아당겨 X선 촬영을 하거나 관절운동 범위를 측정할 때 각도기를 사용하지 않고 임의로 기재하는 수법으로 허위진단서를 발급했다. 피보험자 39명은 허위진단서를 받아 보험사에 제출한 뒤 보험금 11억2000만 원을 받아냈다.

의사 김 씨는 자신의 환자였던 브로커 김 씨에게 "앞으로 20억 원을 벌게 해주겠다"며 접근하는 등 먼저 범행을 제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브로커 김 씨도 의사 김 씨로부터 발급받은 허위 진단서를 이용해 보험금 2억여 원을 부당 수령하기도 했다. 이후 브로커 김 씨는 의사 김 씨의 개인차량을 운전하거나 음식 주문, 각종 물품 구입과 배달 등의 일을 해주는 등 사실상 수족 노릇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커 김 씨는 특전사 후배들에게 의사 김 씨를 소개한 뒤 수수료 명목으로 1억3000만 원을 받았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특전사 대원은 피보험자 81명을 포함 총 97명에 이른다.

정동연 기자cal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