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고지방 다이어트, 의사입장에서 화가 나”…위험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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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27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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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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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지방(육류) 위주의 식사를 하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지나칠 경우 “심혈관 질환, 고지혈증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대한비만학회 이사직을 맡고 있는 오상우 동국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진료하는 의사 입장에서 화가 많이 난다”면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오 교수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원칙이 잘못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지방 저탄수화물의 핵심은 탄수화물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우리 몸에 좋은 탄수화물, 나쁜 탄수화물이 있는데 전체적인 양은 줄이되 좋은 탄수화물의 비율을 높여주는 형태의 다이어트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방을 무조건 많이 먹으라는 게 아니라 지방도 가려서 ‘적절히는 먹어도 된다’는 것”이라면서 “(화제가 된 다큐멘터리에서) 오히려 삼겹살 몇 인분 먹어도 되고 커피에 버터 넣어서 먹어도 되고 그런 내용으로 방영 돼 문제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로 효과를 본 사람이 있지 않느냐는 물음엔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면 근육과 지방조직이 어느 정도 분해 돼 케톤이라는 것을 만들면서 살이 좀 빠진다”면서도 “그런 형태의 다이어트는 오래 가기 힘들고, 논문에 보면 6개월 이상 따라가기 힘든 걸로 보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을 많이 먹는 형태가 됐을 때 특히 우려되는 것은 포화지방산”이라면서 “이 포화지방을 많이 먹게 되면 심혈관 질환이나 고지혈증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많이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소중한 영양소”라며 “뇌, 콩팥 등 여러 장기들이 탄수화물을 쓰고 있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적절히 공급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비만치료의 핵심은 칼로리”라면서 “칼로리를 줄여야 되는데, ‘지방이 좋다, 탄수화물이 좋다’ 이런 싸움보다는 골고루 먹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탄수화물 중에 몸에 나쁜 탄수화물이 있는데, 그런 탄수화물이 흰쌀이나 흰빵 이런 형태”라면서 “잡곡 형태나 아니면 호밀 빵이나 통밀 빵 같이 정제가 덜 된 형태로 (탄수화물을) 먹으면서 골고루 섭취하는 게 비만치료의 왕도”라고 설명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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