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사비테러’ 피해자 “야구공만한 와사비를…”, 日리포터도 ‘코 막고 비명’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0월 5일 11시 13분


코멘트
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와사비(고추냉이)를 조금만 달라고 부탁했더니 야구공만한 크기로 내밀더라.”

지난 9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초밥집 체인 ‘이치바(市場) 즈시’ 중앙점을 방문했던 홍모 씨는 5일 “(와사비를) 야구공만큼 줘서 처음에는 장난치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지하게 그러더라”며 당시 경험을 떠올렸다.

홍 씨는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초밥 안에도 와사비를 가득 넣어) 무척 매웠다. 눈물까지 나더라”며 “처음에는 실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먹다보니까 너무 강도가 세더라. 그래서 일부러 그런 거라는 걸 알았다. 많이 불쾌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와사비를 가득 넣은 초밥을 먹고 괴로워하자 식당 직원들이 이를 보고 웃는 걸 목격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홍 씨는 알고 보니 해당 식당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만 ‘와사비 테러’를 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혐한(嫌韓)’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에는 인지하지는 못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는 식당이더라. 예전부터 인터넷상에 리뷰가 많이 올라와 있었고, 한국 사람들이 당한 리뷰가 많더라”면서 “그래서 이게 혐한이라고밖에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씨는 시킨 음식을 다 먹지도 못했다며 “나중에 와사비를 조금만 달라고 다시 주문했는데, 그 다음에는 아예 와사비를 초밥에 넣지 않더라”며 “약 올린 거다. 그거 확인하고 그냥 계산하고 나왔다”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과연 일본 언론들은 이 ‘와사비 테러’ 논란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본 뉴스 전문 사이트 JP뉴스의 유재순 대표는 이날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언론에서도 지금 초유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어제(4일) 하루만 해도 후지TV라든가, TBS라든가, 10분 이상씩 방송했다”며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유 대표는 “(일본 방송)리포터들이 오사카에 직접 가 대량의 와사비를 넣은 초밥을 직접 시식했다”며 “리포터가 코를 막고 비명을 질렀다. ‘이건 일반인들이 도저히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다’라고 비판도 했다”고 전했다.

다만 유 대표는 해당 스시집이 ‘해외 손님이 와사비의 양을 늘려 달라는 요청을 많이 해 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서비스로 제공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일부 일리가 있는 말”이라며 “사실 일본인에 비해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두 배가량의 와사비를 넣어 먹는다”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들은 현재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해야 할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적인 논조를 보이면서 혐한 분위기로 가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표는 “일본 언론에서 혐한 분위기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초밥집에서는 그런 경우가 없고, 오사카의 시장초밥집이 일단 사과를 하고 인정했기 때문에 여기서 일단락됐으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