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피우고 성추행” 오피스텔 투신女 주장글, 경찰 진위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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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9월 30일 1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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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네이트판
사진출처=네이트판
지난달 경기도 수원의 한 오피스텔에서 지인들과 대마초를 피우고 투신했던 20대 여성이 의식을 회복한 뒤 “성추행을 피하려다 투신했다”고 주장해 경찰이 진위 조사를 벌이고 있다.

30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8월 2일 오피스텔 4층 복도 창문에서 뛰어내린 A 씨(20·여)에게서 “성추행을 피해 달아나다 투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중상을 입은 A 씨는 그동안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

경찰은 A 씨가 투신한 직후 그의 오피스텔 방 안에서 대마초를 피운 흔적을 발견하고, 함께 있던 B 씨(22)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하지만 A 씨가 한동안 의식을 찾지 못해 조사를 미뤘었다.

이후 의식을 회복한 A 씨는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 “뉴스에 보도됐던 수원 오피스텔 투신 사건의 본인”이라며 “도와달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이 글에서 “대마초를 피웠다”고 고백하며, “평소 가깝게 지내던 오빠가 자기 친구라면서 일행 2명을 데리고왔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B 씨가 ‘이거 신기한 담배인데 한입만 펴 봐’라고 했다. 피운 뒤 어지럽기 시작했고 갑자기 그 오빠가 세 명으로 보이다 한 명으로 보이다 했다. 제가 무서워하자 B 씨는 저를 보면서 웃었다. 어지러워서 쓰러졌는데 그 남자 세 명이 저한테 다가왔고, 제 옷 속으로 손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버둥을 치명서 집을 나왔다.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웃사람이 도와주러 왔는데, 그때 약에 취해서 그런지 무서웠다.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나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 창문으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A 씨는 수술자국과 멍으로 뒤덮힌 자신의 신체 사진과 외상성 쇼크, 다발성 늑골, 골절 등이 적힌 병원진단서 사진도 함께 올렸다.

그러면서 “경추와 척추, 팔, 다리 등 온몸이 으스러져 여전히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 지낸다. 내 인생을 망쳐놓고 웃고 다니는 그 사람들이 눈앞에 아른거려 정말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A 씨는 끝으로 “내 생각이 짧았다. 부모님 말씀을 한 귀로 듣고 흘려보낸 것이 너무 후회 된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해당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페이스북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비슷한 내용으로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그러나 오피스텔에 함께 있었던 남자들은 A 씨와 대마초를 나눠 피운 것은 인정했지만, 성추행은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수원남부경찰서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B 씨 등은 경찰조사에서 'A 씨는 대마초라는 것을 미리 알고 피웠으며 성추행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A 씨가 대마초를 피운 뒤 화장실에 간 줄 알았는데 복도에서 이웃주민에게 살려달라고 말하기에 겁이 나 건물을 빠져 나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양측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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