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사망설’ 최초 유포자, 게시글 올린 이유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5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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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 회장 사망. 오후 3시 발표 예정.’

6월 30일 정오경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망설을 담은 한 줄짜리 ‘찌라시’가 카카오톡을 타고 들불처럼 번졌다. 찌라시를 받은 사람은 지인에게 전달하며 “사실이냐” 묻기 바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관련 계열사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찌라시 소동은 한 남성이 올린 조작된 글이 발단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25일 이건희 회장 사망설 찌라시 유포 사건과 관련해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게시판에 조작된 사망 기사를 올린 혐의(전기통신기본법위반 등)로 미국에 거주 중인 한국 국적 최모 씨(30)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마트 점원인 최 씨에게 e메일과 국제전화, 국제우편을 통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계속 불응했다. 현재 잠적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6월 29일 오후 7시 55분경 일베에 ‘[속보] 이건희 전 삼성 회장, 29일 오전 사망’이란 제목의 글과 조작한 기사 그림 파일을 올렸다. 그는 2014년 한 인터넷 매체가 보도한 이 회장 사망 기사를 편집해 마치 이날 사망한 것처럼 조작했다. 누리꾼이 다른 사이트에 그의 글을 퍼 나르면서 이 회장 사망설이 급속히 확산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작 기사를 본 누군가가 한 줄 찌라시를 작성해 유포한 것 같다”며 “찌라시 최초 작성자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경찰과 통화에서 “이 회장 사망 게시글로 관심을 끌고 싶었다”며 “그날 아나운서 이금희 씨가 자진사퇴한 걸 보고 이건희 사망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최 씨는 2000년 출국 후 국내 입국 기록이 없고 미국 시민권과 영주권이 없어 불법체류자일 가능성이 높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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