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도 육아휴직 필요”…희망자 89%, 실제 사용자는 2.6%뿐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12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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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직장인 뿐만 아니라 육아휴직을 원하는 남성 직장인이 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아직 높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은 12일 직장인 1575명을 대상으로 ‘출산에 따른 육아휴직제도 사용 희망 여부’를 설문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응답자 전체의 91.4%가 ‘희망한다’고 답했다. 여성은 94.8%, 남성은 88.9%의 응답자가 육아휴직 사용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육아휴직 사용 희망 이유로 ‘부부가 함께 육아를 분담하기 위해서’(46.8%, 복수응답)를 첫 손에 꼽았다.

이어 ‘직접 아이를 키우고 싶어서’(46.7%)가 높은 지지를 얻으며 2위에 올랐고, ‘경제적인 이유로 퇴사가 불가능해서’(32.7%), ‘가족 중 아이를 맡아줄 사람이 없어서’(27.9%), ‘임신, 출산에 따른 후유증이 커서’(27.9%), ‘보모를 고용할 형편이 안 돼서’(18.3%)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장인의 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남성은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자녀가 있는 직장인(584명) 중 육아휴직을 사용한 이는 남녀 통틀어 7.7%에 그쳤다. 그나마 여성은 22.1%가 육아휴직을 사용했으나 남성은 2.6%만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이처럼 육아휴직 사용 비율이 낮은 것은 직장인들이 이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전체 응답자 중 육아휴직 사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는 90.3%에 달했다.

그 이유로는 ‘회사에서 눈치를 줘서’(57.1%, 복수응답)가 1위에 올랐다. 이어 ‘복귀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42.1%), ‘대체 인력이 없어 업무 공백이 커서’(38.6%), ‘상사의 눈치가 보여서’(38.4%), ‘인사고과에 불이익이 있을 것 같아서’(34.9%), ‘다들 쓰지 않는 분위기여서’(29.3%),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편견이 있어서’(28.4%) 등이 있었다.

직장인들은 실제로 육아휴직 사용 이후 불이익을 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고 답한 응답자 중 26.7%가 휴직 후 근무했던 직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지난해 정부부처 남자 공무원의 15.9%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등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이 점차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 기업에서는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육아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닌 부부가 분담하는 것임을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의 조성과 함께, 기업들도 여성은 물론 남성들의 육아휴직을 권장하는 풍토가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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