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檢, 홍만표 이르면 26일 피의자 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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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STX회장도 몰래변론 의혹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가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를 변호사법 위반과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이르면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홍 변호사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수감 중)의 고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신고한 1억5000만 원 외에 추가로 수억 원대의 수임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에 따르면 홍 변호사는 고교 후배인 이민희 파워챔프 대표(수감 중)에게 사건을 알선 받은 대가로 수천만 원의 금품을 건넨 과정에 관여한 의혹, 미신고 수임료로 거액의 부동산 등을 관리하면서 수십억 원대의 세금을 포탈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일광공영 이규태 대표 외에 강덕수 STX 회장의 사건에서도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변론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홍 변호사가 선임계 없이 변론을 맡아 무혐의를 이끌어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제주 카지노업체 대표 김모 씨(47)는 정운호 게이트가 불거지기 전에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국내 카지노 업계 대부로 불리는 전모 씨의 사위로 알려졌다.

한편 검사 재직 시절 선배 검사들을 수사하다 이제는 후배 검사로부터 수사를 받게 된 홍 변호사의 얄궂은 사연이 ‘서초동’에서 법조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홍 변호사는 서울지검 특별수사1부 부부장검사로 재직하던 2001년 ‘진승현 게이트’에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신광옥 당시 법무부 차관을 직접 조사했다. 사법연수원 2기인 신 전 차관은 홍 변호사의 검찰 대선배로, 홍 변호사는 수사 1년 전인 2000년 청와대에서 당시 민정수석이던 그를 직속 상사로 모시기도 했다. 홍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이던 2009년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할 때도 서울지검 특수부에서 상관으로 모셨던 전직 검사이자 당시 정권 실세였던 A 씨를 사건 관련자 신분으로 조사한 적이 있다. 홍 변호사는 이때 A 씨에게 “어떻게 선배를 이런 데서 보느냐”고 소리 내며 펑펑 울었다고 한다.

재임 중 유독 선배 검사와 자주 맞닥뜨렸던 홍 변호사를 상대하는 검사는 그의 10년 후배로, 대표적인 특수통인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27기)이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장관석 기자
#홍만표#정운호 게이트#검사장#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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