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부활된 ‘중구 칼국수축제’ 하루 3만여명 찾아 성황

  • 동아일보

대전 봄철축제 분석해보니…

대전지역 자치구의 봄철 축제인 칼국수축제(중구), 힐링아트페스티벌(서구), 온천문화축제(유성구)가 대덕구(로하스축제)를 빼고 모두 끝났다. 성공 축제는 지역 주민들의 화합과 역량을 강화하고 개최 지역 브랜드 향상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축제 개최로 당초 의도와 달리 예산낭비, 행정력 손실, 주민갈등을 부르는 경우도 있다.

4월 말부터 시작된 대전지역 자치구의 봄철 축제를 분석했다.

○ 중구, 칼국수축제


대전 중구 칼국수 축제.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 중구 칼국수 축제.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원도심인 중구지역에 칼국수집이 유난히 많은 데서 2014년 처음 개최된 후 2년 만에 부활됐다. 예산은 1억 원 남짓이지만 주민 참여 열기가 높은 먹을거리 축제여서 참가 업체 11곳도 모두 호황을 누렸다. 이 축제에는 하루 3만여 명 정도가 찾은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칼국수축제’라는 표현보다 ‘칼국수장터’였다는 지적이 많았다. 다양한 칼국수를 먹어볼 수 있어야 하는데도 소용량 판매가 없어 ‘1인 1메뉴’를 시식할 수밖에 없었다. 행사장이 야외인 데다 임시조리시설이어서 위생관리가 미흡하고 손님들의 불편도 컸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면(麵)요리를 다양화하고 소용량 및 가족단위 체험 행사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행사를 주관한 중구문화원은 내년에 더욱 발전시킬 방안을 모색 중이다.

○서구, 힐링아트페스티벌

대전 서구 힐링아트페스티벌.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 서구 힐링아트페스티벌.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마땅한 축제가 없었던 서구청이 전문가 조언과 시민 의견을 바탕으로 올해 처음 신설한 축제. 대중과 다소 거리감 있는 ‘아트(art)’라는 소재를 ‘마켓(market)’이라는 방식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아트 전시(fair)가 아니라 아트 거래(market)를 콘텐츠로 이미 유럽 등에서는 성공사례가 많다. 특히 행사장이 시민 발길이 뜸했던 대전시청∼정부대전청사 사이 공원이라는 점에서 ‘도심 속에서 아트와 함께 하는 힐링’이 목표였다.

행사 첫째 날에는 공예, 회화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에 가격대를 써놓고 공개된 장소에서 판매하는 모습이 생경했다. 하지만 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둘째 날부터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 방문객들은 “우리 집에도 작가들의 작품 하나쯤”이라고 말했다.

장종태 서구청장은 “내년부터는 아트마켓을 확대하고 전국적 홍보를 통해 올해의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유성구, 온천문화축제

대전 유성구 온천문화축제.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 유성구 온천문화축제.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9억 원 안팎)이 투입된 축제. 천년 역사를 지닌 유성온천의 우수성을 알리고 지역 활성화 등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어가행렬과 온천수신제를 비롯해 족욕장 개장, 버블버블힙합파티 등 물을 주제로 한 부대행사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접근성이 좋고 행사가 다양해 근래 축제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하지만 행사장이 좁은데도 온천수와 관계없는 체험부스 등이 지나치게 많아 오히려 불필요한 혼잡만을 불러왔다. 특히 음식부스가 많아 축제의 정체성마저 흐리게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전지역 한 축제전공 교수는 “도시에서 열리는 축제는 독창적이면서도 확실하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니고 있어야 외지인도 유치하고 지역에도 기여하는 것”이라며 “어느 축제장에서나 볼 수 있는 내용은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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