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아내 소득 늘어도, 남편 가사분담 늘지 않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8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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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의 아내가 벌어오는 소득이 증가하더라도 남편의 가사 분담은 늘어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는 생활과학대 아동가족학과 김소영 씨(41·여)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박사학위 논문 ‘미취학자녀를 둔 부부의 무급노동시간 변화와 관련요인’을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김 씨는 1999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단위로 이뤄진 통계청 생활시간 조사 자료를 이용해 가사노동시간과 부부의 주당 근로시간, 아내의 소득 비중과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대상은 부부이며 1999년 1357쌍부터 시작해 2004년 992쌍, 2009년 567쌍, 2014년 858쌍 등 총 1만5096쌍의 시간 일지였다.

분석 결과 남편의 경우 본인의 주당 근로시간이 길수록 가사노동시간은 줄었다. 하지만 아내의 주당 근로시간이나 소득 비중 변화가 남편의 가사노동시간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남편의 주중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11.2분에서 2014년 16.8분으로 5.6분 증가하는데 그쳤다.

아내의 경우 주중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1999년 하루 평균 224.9분에서 2014년 192.2분으로 32.7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의 가사노동시간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내의 주당 근로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수치에 따르면 아내의 소득 비중과 남편의 가사노동시간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왔다.

김 씨는 “아내의 소득 비중이 남편의 가사노동 참여로 이끄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아내는 본인 소득을 외식이나 파출부 등 가사의 ‘아웃소싱’에 사용해 가사노동시간을 줄였을 개연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씨는 “남성의 주당 근로시간을 줄이고 여성의 노동시장 지위를 높이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남편의 가사노동시간과 분담률이 늘어날 여지가 있음을 시사 한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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