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盧대통령 사저’ 첫 공개 앞두고 봉하마을 북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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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은 관람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뒤쪽 건물)와 생가(초가집)를 밖에서 구경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25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은 관람객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뒤쪽 건물)와 생가(초가집)를 밖에서 구경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한동안 방문객이 줄어들더니 선거가 끝난 뒤 찾는 사람이 제법 늘었어요.”

25일 오후 3시경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슈퍼마켓 여주인은 방문객 증가를 반겼다. 그의 말처럼 월요일인데도 마을에서는 외지인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경북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온 단체 관광객도 마을을 둘러보고 있었다. 주민들은 “예전만은 못 하지만 여전히 주말이면 관광버스가 줄을 잇는다”고 말했다.

4·13총선에서 야권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봉하마을이 다시 북적이고 있다. 여기에 노 전 대통령의 사저 특별 공개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지키던 오용성 이경은 “일요일인 24일에는 오전부터 참배객이 몰렸다”고 전했다.

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아 ‘5월 대통령 사저 특별관람’ 행사를 마련한다. 첫 사저 공개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인 2008년 봄 사저에 입주해 마을 방문객들과 자주 만났다.

25일 오전 10시부터 인터넷(knowhow.or.kr)을 통해 신청을 받은 결과 1차 관람인 5월 1, 7, 8, 14, 15일분은 곧바로 마감됐다. 2차 관람인 21, 22, 28, 29일분은 5월 9일 오전 10시부터 재단 홈페이지에서 접수한다. 이 기간 오전 11시, 오후 1시 반과 3시 등 세 차례로 나눠 100명씩 관람을 허용한다. 가이드 안내에 따라 사저 관람(40분), 봉하마을 안내해설 및 공동참배(20분) 순으로 진행된다.

사저에는 노 전 대통령이 생전 사용하던 물건이 고스란히 보관돼 있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2013년 11월 재단에 사저를 기부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다. 당시 권 여사는 ‘사저를 시민 품으로 돌려주겠다’는 고인의 유지에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권 여사는 지난해 가을 사비를 들여 사저 옆에 사택을 지어 이사했다.

노 전 대통령 묘역에는 최근 다녀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의 꽃이 놓여 있었다. 더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화환도 눈에 띄었다. 친구 두 명과 국화꽃을 들고 참배한 김미라 씨(29)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 정치인들 행태에 실망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생각나 찾아왔다”고 말했다. 처음 이 마을을 찾았다는 주부 배정미 씨(44)는 “개교기념일을 맞은 중학생 딸을 데리고 왔다”며 “고인께서 생전 얼마나 국민들에게 따뜻한 분이셨는지 알려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마을에 살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 씨는 “내부 정리를 마친 사저를 한번 둘러봤는데 평소 쓰던 물건을 그대로 둔 것 같더라”고 전했다. 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 사저의 상시 개방과 관련해서는 시기와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노 전 대통령 7주기 행사로 △생태체험 행사인 ‘봉하야 놀자’(5월 1일, 어린이날, 주말) △친환경 차밭체험(7, 8일)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 사람 사는 세상’ 특별전시(5월) △김제동 봉하특강(19일 오후 7시, 생태문화공원) 등을 마련한다. 1688-0523
 
강정훈 manman@donga.com·강성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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