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여중생 아버지 체포, 시신 왜 방치했나? “기도하면 살아날 거라 생각했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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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2월 4일 09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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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여중생 아버지 체포

집안 곳곳에 습기제거제… 초… 방향제 3일 여중생 이모 양이 숨진 지 약 11개월 만에 발견된 경기  부천시 단독주택 내부. 시신이 놓여 있던 방 곳곳에는 급속한 부패를 막으려는 듯 여러 개의 습기제거제(점선 안)와 냄새를 감추기  위한 초와 방향제 등이 놓여 있었다. 부천=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집안 곳곳에 습기제거제… 초… 방향제 3일 여중생 이모 양이 숨진 지 약 11개월 만에 발견된 경기 부천시 단독주택 내부. 시신이 놓여 있던 방 곳곳에는 급속한 부패를 막으려는 듯 여러 개의 습기제거제(점선 안)와 냄새를 감추기 위한 초와 방향제 등이 놓여 있었다. 부천=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부천 여중생 아버지 체포, 시신 왜 방치했나? “기도하면 살아날 거라 생각했다” 주장

여중생 딸을 빗자루 등으로 5시간 때려 숨지게 한 뒤 11개월가량 방치해 ‘미라 상태’로 만든 40대 목사부부에 대해 부천 경찰이 4일 구속 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체포된 여중생의 아버지는 “기도하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믿었다”고 주장했다.

경기 부천 소사경찰서는 3일 딸 이모 양(사망 당시 13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 등)로 목사인 아버지 이모 씨(47)와 부인 백모 씨(40)를 긴급 체포했다. 백 씨는 숨진 딸의 계모로, 이 씨는 2007년 전처와 사별한 뒤 2009년 백 씨와 재혼했다.

경찰은 또한 2년간 이 양을 데리고 있던 백 씨의 여동생(39)도 폭행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2012년경부터 백 씨의 여동생 집에서 살았던 이 양은 중학교에 입학한 직후인 지난해 3월 12일부터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이날 경찰은 지난해 실종된 피해자 이모 양의 행방을 찾기 위해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방에서 이불에 덮인 채 백골 상태로 방치된 이 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에는 이불이 덮여 있었고 주위에는 냄새를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초와 방향제, 습기제거제 등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3월 17일 오전 7시부터 5시간 동안 집에서 이 양을 빗자루 등으로 때렸는데 같은 날 오후 7시경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 씨 부부는 딸이 사망한 뒤 버젓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두 사람은 시신을 방치한 이유에 대해 “기도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양의 사인을 밝혀내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으나, 시신 훼손이 심해 정확한 사인 규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4일 오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나 살인 혐의로 여중생의 아버지인 목사 이모 씨(47)와 계모 씨(40)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영장 서류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해 4일 오후 9시 전에 구속 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체포 영장의 만료시간은 48시간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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