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무작정 비수술 치료땐 병만 더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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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힘찬병원의 착한 의료이야기]

차상원 소장
차상원 소장
얼마 전 한 환자가 “오십견으로 10개월 정도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수백만 원이나 들었다”고 말했다. 수술 비용보다 몇 배나 많은 금액이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여러 병원을 다니며 뼈 주사, 프롤로 주사, 줄기세포 주사, 체외충격파 치료 등 고가의 비수술적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이 없었던 것이다. 의사는 수술 치료를 권했지만 환자가 “무조건 비수술로 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한 원인이었다.

오십견 환자는 증상이 발생한 후 6개월 이상 경과하거나 야간 통증이 심하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 치료가 훨씬 효과도 빠르고 비용도 절감된다. 특히 비수술적 치료에도 효과를 보지 못할 때는 더욱 그렇다.

최근 신드롬이라 표현해도 무색할 정도로 비수술적 치료가 성행하고 있다. 이제는 비수술적 치료를 권하는 병원은 ‘착한 병원’이고 수술 치료를 권하는 병원은 ‘나쁜 병원’이라는 잘못된 인식마저 나돌 정도다.

실제로 모든 질환에 걸쳐 비수술적 치료방법이 다양해졌고 효율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병원들이 비수술적 치료를 하나의 트렌드처럼 여기고 ‘비수술적 치료는 무조건 좋은 것’인 양 무분별하게 홍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술은 아예 하지 않고 비수술적 치료만을 고집하는 병원도 많아졌다. 이들은 하나같이 무조건 ‘수술 없는 치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질환의 진행 상태와는 무관하게 비수술적 치료만이 최신 기술인 것처럼 권유하는 사례도 흔해졌다.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치료가 가능한 환자들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수술이 불가피한 환자에게 비수술적 치료를 하게 되면 돈은 돈대로 쓰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병을 키워 더 큰 수술을 해야 하는 처지도 배제할 수 없다. 자칫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상황을 자초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초기 환자들은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완쾌될 수 있다. 그러나 증세가 오래되거나 병세가 심하면 비수술적 치료보다 수술 치료가 더 효과적이고 경제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환자의 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는 의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수술과 비수술적 치료 시스템이 동시에 갖춰진 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 정확한 진단 아래 수술이든 비수술이든 환자의 상태에 맞는 최선의 치료법을 권유해주는 병원이 ‘진짜 착한 병원’이 아닐까.


차상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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