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신노인! 바운스~바운스~’ 콜라텍서 어버이날 행사 신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7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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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서울 종로 3가 콜라텍에서 열린 어르신 한마당 ‘당당한 신노인! 바운스~바운스~’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신나는 노래에 맞춰 댄스파티를 하고 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이 마련한 이 행사에는 약 1천300여 명의 어르신들이 모여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서울 종로 3가 콜라텍에서 열린 어르신 한마당 ‘당당한 신노인! 바운스~바운스~’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신나는 노래에 맞춰 댄스파티를 하고 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이 마련한 이 행사에는 약 1천300여 명의 어르신들이 모여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7일 오전 10시반경 서울 종로구의 한 콜라텍. 쿵쾅거리는 음악과 번쩍이는 조명 아래서 1300명이 몸을 들썩이고 있었다. 무대 앞쪽으로는 흰색 상의에 청바지로 드레스코드를 통일한 사람들이 나서 춤솜씨를 뽐냈다. 행사를 진행하던 사회자가 “소리 지르세요”라고 하자 “와아~”하는 함성과 함께 웃음꽃이 피었다. 가슴에 한 송이 빨간 카네이션을 단 채 춤을 추던 이들은 모두 70, 80대 노인이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이 이날 개최한 어버이날 기념 행사는 색달랐다. 지금까지 이발 서비스를 해주거나 기념품을 주고 끝났던 어버이날 경로잔치와는 달리 콜라텍에서 춤을 추고 신나게 놀 수 있도록 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어버이날 무엇을 가장 하고 싶냐고 여쭸더니 ‘춤을 추고 싶다’고 하셨어요. 콜라텍이라는 장소도 직접 고르셨습니다”고 말했다. 복지관 측은 노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2015년 어버이날 종로 어르신 한마당 당당한 신노인! 바운스~ 바운스~’로 행사를 기획했다. 행사 안내 포스터도 세련되게 꾸며 서울 강남의 클럽 행사 느낌이 나도록 했다.

콜라텍에 들어선 노인들은 난생 처음보는 경로잔치 풍경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여기가 진짜 행사장 맞나”고 수근댔다. 대부분 머쓱한 표정으로 한참 눈치만 살폈다. 그러자 ‘흰색 상의에 청바지’를 입은 ‘멋쟁이’ 노인들이 먼저 나서고, 초청가수가 흥을 돋우자 다들 언제 그랬냐는 듯 몸을 흔들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행사 내내 숨이 차오를 때까지 몸을 움직였다.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김만복 씨(여·85)는 “보통 어버이날 행사에서는 점심이나 작은 사은품을 주는 정도로 끝났는데 이런 행사가 처음으로 열려 좋다”며 하얀 치마를 입은 채 ‘지르박’ 스텝을 쉴 새 없이 밟았다. 송해의 ‘나팔꽃 인생’을 열창한 정지오 씨(68)는 “노인들을 뒷방 노인네로 보지 않고 활기를 불어넣어주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처럼 노인을 수동적 존재로 보지 않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종합기술원 웰에이징연구센터 박상철 센터장은 “어르신들을 무조건 피동적으로 ‘받는 사람’으로 볼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하는 사람’이 되도록 사회적으로 많은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며 “고령사회에서는 노인들의 적극성이 유지되어야 사회가 더욱 활기를 띌 것”이라고 조언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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