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노동-시민단체 대규모 집회에 서울 도심 마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일 2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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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이 대규모 집회로 또다시 마비됐다.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 1주년 추모식 이후 1일 근로자의 날까지 보름 동안 일주일 간격으로 3번째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주최한 ‘2015 세계노동절대회’ 참석자 약 2만 명(경찰 추산) 가운데 일부가 행진을 하던 중 신고 된 경로를 벗어나 도로를 점거했다. 당초 을지로와 종로2가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돌아가기로 돼 있었지만 시위대는 낙원상가와 인사동 방면으로 진입해 청와대 방면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사거리를 비롯해 인사동 북쪽 출구, 종각 사거리 등지에서 경찰과 대치한 시위대는 경찰버스 타이어에 구멍을 내고 버스를 밧줄로 묶어 끌어내려했다.

오후 7시가 지나면서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세월호 유가족 등 약 2000명(경찰 추산)이 경찰과 충돌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가 만든 ‘4·16연대’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주장하며 1박 2일 철야집회를 예고한 상태였다. 시위대는 지속적으로 광화문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했고, 경찰은 물대포와 캡사이신 최루액으로 대응했다. 오후 9시경 경찰 1명이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흥분한 시위대에 끌려가 폭행을 당할 뻔했지만 다른 참석자들이 막아서기도 했다.

이날 시위로 금요일 오후 도심 교통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종로 전 차선을 비롯해 율곡로, 우정국로 등이 통제돼 징검다리 연휴 첫날 창덕궁, 창경궁 및 인사동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4·16연대가 집회를 마무리하는 2일 오전 11시까지 안국동 사거리 통제가 계속될 전망이다. 경찰은 집회 도중 교통 혼잡을 유발한 2명을 비롯해 오후 8시까지 총 12명을 입건했다.

서울광장 집회 참석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세월호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박근혜 정권을 타도하자”는 구호도 나왔다. 세월호 유가족들도 집회에 참여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에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도심 집회 과정에서 모든 차로를 시위대가 점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인 지난달 16일에도 오후 9시 서울광장 집회가 종료된 후 시위대 전원이 “분향소를 가겠다”며 광화문 방향으로 이동해 왕복 10차로인 세종대로를 모두 점거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김기정 기자 s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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