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프랑스 초등생은 왜 집에 가기 싫어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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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교대, 예비교사 佛연수 도입
“학교를 집보다 좋아하는 이유 등 학생가정까지 찾아 연구 예정”

4일 프랑스 프랑슈콩테대에서 열린 교류협약식에서 자크 바이 이 대학 총장과 한승희 공주교대 총장, 에릭 마르탱 브장송시교육감(왼쪽부터)이 협약을 맺고있다. 공주교대 제공
4일 프랑스 프랑슈콩테대에서 열린 교류협약식에서 자크 바이 이 대학 총장과 한승희 공주교대 총장, 에릭 마르탱 브장송시교육감(왼쪽부터)이 협약을 맺고있다. 공주교대 제공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월요일에 만나요”라고 말한다. 이 때 학교생활이 힘겨운 한국 학생들은 “와아∼” 하고 환호성을 지르지만 학교가 즐겁기만 한 프랑스 학생들은 “에이∼” 하면서 아쉬운 표정이다. 전문 초등교육 기관인 충남 공주교육대(총장 한승희)가 전해주는 얘기다.

공주교대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학교를 집보다 좋아하는 놀이터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잡고 예비교사의 국제연수 대상국가를 프랑스로 바꿨다. 연수를 프랑스로 보내기로 한 것은 국내 교대 중 공주교대가 처음이다. 프랑스 현지 교육당국은 한국이 피사(PISA·경제협력개발기구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 등 각종 국제적인 교육평가에서 성과를 내는 비결에 관심이 높다.

○ 공주교대 예비교사 연수국가 프랑스로 바꿔

공주교대 3학년생 10명은 내년 1월 23일부터 2월 25일까지 한 달여간 프랑스 동부 브장송시의 장마세 초등학교에서 국제교육 실습을 받는다. 이를 위해 이달 4일 프랑스 프랑슈콩테대에서 이 대학 및 브장송시교육청과 국제연수 협정을 맺었다. 프랑슈콩테대는 교내 응용언어학센터(CLA)를 통해 공주교대 학생들이 사전 언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들 예비교사는 현지의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초등학생들의 가정생활도 관찰할 계획이다. 두 나라의 주한 및 주프랑스 대사관이 협약을 위해 긴밀히 협조했다.

국내 교대들은 영어권 국가에서 국제교육 실습을 해왔고 공주교대도 올해까지는 미국과 뉴질랜드에 연수를 보냈다. 영어권 국가가 언어나 문화면에서 익숙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한규정 공주교대 기획연구처장은 “우리가 언어와 문화의 생소함만 극복하면 좀 더 배울 게 많은 나라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프랑스로 바꿨다”며 “프랑스는 청소년과 부모 교육, 개별화 수업, 장애아동 등 특수교육 등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고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어 다문화 시대를 맞는 우리 교육에 시시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 “너무 달라 서로 배울 게 넘쳐”

공주교대에 따르면 프랑스의 초등교육은 상급학교에서 학업을 계속할 기초능력(언어 능력과 논리적 사고력 등)과 체력, 감수성 등을 기르는 데 집중하고 암기식 시험문제를 출제하지 않아 사교육이 없다. 또 우리의 화두인 인성, 인문(독서), 스포츠 교육 등이 활성화 돼 있다. 초등학교에서 질서 지키기와 생각을 조리 있고 예의바르게 전달하기, 타인 존중하기 등을 몸으로 체득해 민주시민의 덕목을 기른다.

이번 교류에 대해 프랑스 현지의 관심도 높다. 이 지역 신문은 8월 8일자 기사에서 “한국의 미래교사 10여 명이 내년 1월 브장송에서 연수를 하며 프랑스 교사의 교육 방식을 관찰한다. 브장송시교육청은 지난해 PISA 결과에서 프랑스와는 달리 한국이 두각을 나타낸 점을 궁금하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에릭 마르탱 브장송시교육감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PISA 성과가 상호 교류의 큰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문은 현지 교육당국의 말을 인용해 “한국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사교육 때문에 늦게 귀가하고 이로 인해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의기소침을 경험하고 있다. 한국 교육은 장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상도 공주교대 글로벌센터장은 “이번 연수와 앞으로의 교류를 통해 프랑스 교육체계에서 아이들이 학교를 오고 싶게 하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이를 위한 교사들의 학생 지도 및 운영 노하우는 무엇인지 배워 우리 초등 공교육의 제 역할을 찾도록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공주교대#초등교육#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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