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시의회, 의원들간 ‘감투싸움’

  • 동아일보

의장단-상임위원장 배분 놓고 갈등
8일 예정됐던 개원도 15일로 연기… 자율투표서도 알력 재연될 듯

울산시의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새누리당 의원들 간에 벌이는 ‘감투싸움’ 때문이다. 8일로 예정됐던 개원이 15일로 연기돼 울산시가 추진하려는 조직 개편과 인사 일정도 차질이 생겼다.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은 지난달 18일 첫 모임을 열고 3선의 박영철 의원(59·중구)을 전반기 의장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시의원 22명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이 21명이어서 합의 추대가 가능하다. 박 의장 내정자는 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지명했다.

그러나 초선 의원들은 박 내정자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에 초선을 배제하자 집단 반발하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시의원 21명 중 초선은 11명. 한 초선 의원은 “기초의회에서 의장단을 지내는 등 지방의회 경험이 풍부한 초선 시의원도 많다”며 “단순히 시의원 초선이라는 이유만으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에서 배제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일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반란’이 일어났다.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재선의 김종무 의원(59·남구)을 상반기 의장으로 재추대한 것. 김 의장 내정자는 초선 3명을 상임위원장에 지명하는 등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지명했다.

이에 박 내정자 측도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후보를 내세우는 등 맞불작전을 펼쳤다. 김 내정자는 7일 의원총회를 소집했지만 정족수(11명)를 채우지 못했다. 김 내정자가 소집한 의원총회에 박 내정자 측 시의원들이 모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 김 내정자 측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이 일괄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반기를 든 지 5일 만이었다.

시 의회는 15일 개원하는 임시회 본회의에서 박, 김 내정자 대신 최고령인 허령 의원(67·울주군)을 상반기 의장으로 선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 박 내정자 측이 지명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도 사퇴한 뒤 15일 자율투표를 통해 선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감투싸움 때문에 벌어진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 간의 알력이 자율투표 과정에서 재연될 것으로 보여 시의회의 파행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시는 창조경제 전담부서와 노동특보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마무리한 뒤 시의회 심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시는 조직 개편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이달 말까지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경남 의령군의회에서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끼리의 ‘집안싸움’으로 초선 의원이 의장으로 뽑히고 무소속 의원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차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의령군의회는 새누리당 7명, 무소속 3명으로 구성됐다. 7일 치러진 의장 선거에서 초선인 새누리당 오용 의원(58)이 6표를 얻어 의장으로 뽑혔다. 새누리당 재선 및 3선 의원들이 의견 조율에 실패하면서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 이어 진행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부의장과 자치행정위원장, 산업건설위원장을 무소속 의원이 차지했다. 의장 후보로 거론되던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정재락 raks@donga.com·강정훈 기자   
#울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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