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새 5번 멈춘 ‘불안鐵’… “이게 시민의 발이냐” 분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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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열차 탈선… 출근시간대 하행선 5시간 불통
코레일 “잇따른 사고 책임 통감”

탈선한 열차… 이용객 막는 역무원 3일 오전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과 숙대입구역 사이에서 열차가 탈선한 직후 코레일 직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위쪽 사진). 출근시간에 갑자기 지하철 운행이 중단된 뒤 서울역에서 역무원이 사당 구간 하행선 운행을 하지 않는다며 이용객을 막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탈선한 열차… 이용객 막는 역무원 3일 오전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과 숙대입구역 사이에서 열차가 탈선한 직후 코레일 직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위쪽 사진). 출근시간에 갑자기 지하철 운행이 중단된 뒤 서울역에서 역무원이 사당 구간 하행선 운행을 하지 않는다며 이용객을 막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3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열차가 탈선 사고를 일으켜 5시간 넘게 운행이 지연되면서 출근시간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 서울 지하철 사고가 5번이나 발생해 ‘시민의 발’인 지하철을 이용하는 이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12분 시흥차량기지로 이동하던 9001열차가 숙대입구역에서 삼각지역 사이 구간에서 선로를 이탈했다. 이 열차는 코레일 소속으로 2일 오후 10시 50분경 바퀴의 베어링 마모에 따른 발열현상이 일어나 임시로 열차를 세우는 한성대입구역으로 옮겨졌다. 이어 3일 수리를 하기 위해 한성대입구역에서 시흥차량기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탈선했다. 탈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 사고로 오전 10시 23분까지 서울역∼사당역 구간 하행선 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상행선도 20분 간격으로 지연 운행됐다.

이날 오전 7시 반경 본보 취재팀이 찾은 지하철 4호선 서울역은 우왕좌왕하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4호선 열차를 타고 서울역까지 온 하행선 열차 승객들은 이곳에서 모두 내려 1호선으로 갈아타거나 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일부 시민은 스마트폰으로 다른 교통편을 서둘러 알아보거나 역무원에게 항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승강장에서는 열차 운행 중단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계속 반복됐다. 그러나 다른 지하철역에서는 이에 대한 안내 조치가 미흡해 지하철을 탄 다음에야 운행 중단 사실을 안 승객도 적지 않았다. 직장인 이용찬 씨(39)는 “8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갑자기 ‘사고가 났다’며 내리라고 해서 황당했다. 버스를 타라는데 어디서 타야 할지 몰라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신윤정 씨(20·여)도 “열차 안에서(운행 중단) 안내방송을 듣고 다들 당황하고 불쾌해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 씨(31·여)는 “이래서야 지하철을 탈 수 있겠나. 차라리 조금 돌아가더라도 버스를 이용하는 게 낫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일주일간 발생한 지하철 사고 5번 가운데 4번이 코레일 소속 열차여서 코레일 측의 차량과 시설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이번 탈선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잇따른 사고의 책임을 통감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하철 사고를 막으려면 코레일 등 지하철 운영기관들의 관리시스템을 종합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철도정책산업연구실장은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철도 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매뉴얼이 거의 없어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도시지하철, 광역전철 등 운영 특성에 맞는 세부적인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애진 jaj@donga.com·홍정수 기자
#4호선 사고#지하철#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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