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허재호 차명재산’ 관련 명의 빌려준 10여명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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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前언론인 등… 일부는 시인
대주계열사-뉴질랜드 법인 사이… 26억원 외환거래 신고누락 혐의도

검찰이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72·사진)의 차명재산 의혹과 관련해 명의를 빌려준 것으로 알려진 10여 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또 허 전 회장 측이 뉴질랜드 현지법인과 수백만 달러를 주고받으면서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포착했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 김종범)는 2002∼2009년 허 전 회장의 차명재산을 위해 명의를 빌려준 혐의로 A 씨 등 10여 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변호사, 대주그룹 하청업체 대표, 전 언론계 인사 등 지역 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일부는 검찰조사에서 “명의를 빌려줬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차명재산을 보유한 것만으로 처벌할 수 없는 만큼 차명재산을 사들인 자금이 불법으로 조성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허 전 회장 부부와 대주그룹 계열사들이 뉴질랜드 현지 법인과 자금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250만 달러(약 26억 원)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고 구체적인 혐의를 확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허 전 회장 측의 해외자금 흐름을 추적해 왔다. 허 전 회장이 뉴질랜드에 가나다개발, KNC건설 등 11개 법인을 설립하면서 관계기관에 신고하지 않는 등 현행법을 위반한 사실도 검찰은 확인했다. 변찬우 광주지검장은 “우선 벌금 환수에 주력하겠지만 조사 과정에서 별건의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허 전 회장 측은 검찰이 이번 주 안에 미납벌금 224억 원 납부계획 제출을 요구해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허 전 회장 측은 허 전 회장의 부인 황모 씨(58)가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는 ㈜HH레저의 담양다이너스티 골프장을 담보로 차입금을 확보해 벌금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 / 조건희 기자
#허재호#차명재산#명의 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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