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3선 제한에… 무주공산 무한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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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판세](16) 천안시장

천안은 ‘충남의 서울’로 불린다. 행정구역상으로만 충남이지 사실상 주민 30만 명 중 외지인 출신(60%)이 많고 수도권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인구 급증과 개발 수요가 뒤엉켜 있다. 시 브랜드가 ‘Fast 천안’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시청 신도심 이전에 따른 원도심 재생, 신도시 내 교육 주택 복지 환경 등 현안도 많다.

천안은 새누리당 성무용 시장의 12년 ‘장기집권’이 3선 제한으로 끝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4명. 중앙관료 출신 대 토박이 간 경선 구도가 흥미롭다. 3선을 내리 연임한 ‘성심’(성무용 시장의 생각)이 경선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성 시장은 박찬우 전 안전행정부 1차관(54)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행사 때 박 전 차관을 치켜세우는 게 몇 차례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시장이 ‘사전에 보험에 들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신의 ‘집권’ 12년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막기 위한 것이다.

새누리당 공천을 희망하는 토박이 최민기 천안시의회 의장(49), 도병수 변호사(45), 이정원 전 천안시의회 의장(61)도 성 시장의 이 같은 태도에 불만이다. 하지만 당원과 비당원 간 ‘5 대 5’ 경선으로 굳어가면서 곳곳에서 변수가 보인다.

박 전 차관은 “다른 후보들이 나를 성 시장의 프레임(틀)에 가둬 두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뽑아줘 봐야 성 시장 그늘에 있을 것’이라는 말로 폄하시키려 한다는 것. 그는 “솔직히 사표를 내고 나올 때에는 전략공천인 줄 알았다”면서도 “역동적인 창조문화도시 천안은 정통 행정가에게 맡겨야 한다. 시민의 선택을 믿는다”고 말했다.

최민기, 도병수, 이정원 후보는 천안에서 오랫동안 ‘바닥 생활’을 해 온 토박이다. 이들은 성 시장이 박 예비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해석을 다소 다르게 하고 있다. 도 예비후보는 “성 시장이 박 예비후보를 지지한다고는 하나 그게 박 후보에게 도움만 될 순 없다. 성 시장 ‘집권 12년’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성 시장 12년 검증은 어차피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다른 후보보다 늦게 출마를 선언한 그는 최근까지도 자신이 맡은 사건을 변호하느라 눈 코 뜰 새 없이 지냈다. 그는 과거 자유민주연합과 자유선진당에서 몸담아 온 전력 등을 감안해 ‘5 대 5 경선’을 치르면 이길 자신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천안시정 전반에 걸친 ‘365 공약’을 제시한 최 의장은 경선을 하면 자신 있다는 태도다. 그는 성 시장의 특정 후보 지원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어차피 경선을 하면 천안은 나의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백석대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하는 내공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과 안철수 새정치연합의 야권 통합신당은 구본영 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 이사장(61)이 세 번째 시장 도전에 나선 가운데, 한태선 민주당 정책위 부위원장(48)과 이규희 멋진천안만들기 대표(52), 장기수 전 천안시의회 부의장(45) 등 4명의 예비후보들이 세 확산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한 상황이다. 여기에 무소속 박성호 전 풀뿌리 희망재단 상임이사(54)도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야권 후보들은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아직은 ‘안갯속’이다. 구 예비후보의 이번 출마는 세 번째로 동정표도 예상된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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