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무등산이 세계 명품 공원으로 한발씩 다가서고 있다. 우수한 지질학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국가지질공원 인증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문화·지리적 특성을 반영하는 ‘깃대종’을 선정해 보호 운동에 나서고 있다.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등 2000여 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라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 무등산을 세계 명품 공원으로…
광주시는 지난달 무등산 주상절리대 등에 대한 국가지질공원 인증 신청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무등산 일대 지질명소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이다. 광주시는 내년 2월까지 국가지질공원 인증 사업을 마무리한 뒤 세계지질공원 인증 및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나설 방침이다.
국가지질공원은 환경부가 2011년 7월 풍부한 지질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보존·활용하기 위해 자연공원법을 개정해 도입했다.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지정 면적이 100km² 이상이고 지질명소를 10곳 이상 보유해야 한다. 환경부 지침에 따라 인증조건 7가지를 갖추고 4년마다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
광주시는 천왕봉을 비롯한 정상 3봉, 입석대, 서석대 등 지질명소 22곳과 호수생태원, 환벽당, 무진고성 등 비지질명소 20곳을 무등산 지질공원으로 확정했다. 무등산 주상절리대는 8700만 년 전부터 8500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됐다. 주상절리대 전체 면적은 최소 11km² 이상이며 단일 절리면의 크기가 세계 최대급인 최대 9m에 달한다. 도심 인근 해발 고도가 750m 이상 되는 내륙 산상에 위치해 독창적이고, 타 지역과 차별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고 최근 부산이 국내 첫 내륙형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았다. 노원기 광주시 녹지기획 담당은 “환경부와 국가지질공원사무국, 지질공원위원회 평가와 현장 실사, 인증 심의 준비에 만전을 기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무등산은 희귀 동식물의 보물창고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무등산 깃대종으로 털조장나무와 수달을 최근 선정했다. 깃대종은 특정 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상징적 야생 동식물을 이른다. 앞서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깃대종 후보군으로 털조장나무와 으름난초 등 식물 2종과 수달과 담비, 두꺼비 등 동물 3종을 선정했다. 시민 20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털조장나무는 1277표(62.5%), 수달은 1048표(51.2%)를 받았다.
털조장나무는 녹나뭇과로 남부지방에서 자생하는 희귀식물. 이른 봄 노란 꽃을 피우며 맑은 향기를 가진 ‘치유의 나무’로 불린다. 최대 3m까지 자라는데 무등산에는 원효사 지구 뒤편과 장불재 구간, 의상봉 쪽에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수달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 및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돼 있다. 하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 동물로 불린다. 무등산에는 제2수원지와 제4수원지, 풍암제 일대에 서식하고 있다.
무등산은 국립공원연구원 자원조사 결과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국내 미기록종, 한반도 고유종 등 희귀 동식물이 다수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된 멸종위기종은 으름난초를 비롯한 수달, 삵, 담비, 하늘다람쥐 등 포유류 4종, 독수리, 새매, 붉은배새매, 새호리기 등 조류 7종, 쌍꼬리부전나비 등이다. 국내 미기록종은 냄새낙엽버섯, 겨울애주름버섯 등 고등균류 7종과 주황흰점무늬새똥거미 등이다. 일본과 중국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황흰점무늬새똥거미는 세계적 희귀종으로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와 함께 옥녀꽃대, 호랑버들, 소사나무 등 한반도 고유종 13종도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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