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조특위 17시간 38분중, 증인 답변시간은 고작 57분 45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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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국정조사



국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 특위’의 26일 국정원 기관보고가 공개 여부에 대한 여야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야당 위원들만 참석한 채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신기남 위원장과 야당 위원들은 한 시간가량 위원회를 진행했지만 여당 위원들과 남재준 국정원장은 끝까지 참석하지 않았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반쪽 국정조사 국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 특위’의 26일 국정원 기관보고가 공개 여부에 대한 여야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야당 위원들만 참석한 채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신기남 위원장과 야당 위원들은 한 시간가량 위원회를 진행했지만 여당 위원들과 남재준 국정원장은 끝까지 참석하지 않았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막말 퍼레이드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4∼26일 열린 국조특위에서 증인으로 나선 황교안 법무부 장관, 이성한 경찰청장, 최현락 경찰청 수사국장 등의 답변 시간을 계산해 본 결과 57분 45초로 나타났다. 국조특위 총 진행 시간(17시간 38분)의 17분의 1도 안 된 셈이다. 의원들이 여야로 나뉘어 서로 공방을 벌이거나 윽박지르는 데 치중한 탓이다.

특히 25일 열린 국조특위에서 의원들이 사용한 언어는 낯 뜨거운 수준이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발언하는 도중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너무 모욕스러워서 못 듣겠다”고 끼어들자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사람 취급을 하지 마. 사람 취급 안 한 지 오래됐어요”라고 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박범계 의원이 (회의가 정회됐을 때 내가 있는) 옆방 휴게실까지 와서 ‘씨×’이라고 하고 갔다. 어디 (동료 의원에게) 삿대질을 하고 ‘씨×’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범계 의원은 “김 의원에게 ‘좀 심하지 않으냐’ 그러면서 ‘에이씨’라고 했다, 그걸 어떻게 ‘씨×’이라고 하느냐”며 “있지도 않은 말을 하는 걸 보니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다”라고 받아쳤다. 박영선 의원은 김 의원에게 “양의 탈을 쓰고 나왔다. 저 사람들이 재미 붙였다”고 말했다.

앞서 24일 국조특위에서는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박영선 의원을 향해 “나는 초선 의원이다. 3선 의원인 박 의원은 모범이 되지 않아야 할 사례”라고 공격했다. 박 의원이 “후배다워야 모범을 보이지”라며 발끈하자 김 의원은 “존경하는 3선 의원님, 좀 조용히 하세요”라고 비꼬았다.

한편 26일 국조특위는 증인인 남재준 국정원장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야당 의원들만 참석해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국정원을 항의 방문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회의 공개 여부를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정 자체가 무효인데 위원장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회의를 일방적으로 진행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절충이 되지 않으면 당연히 국회법에 따라 공개 진행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명재연 인턴기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증인#국정원#국조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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