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완전범죄 노려 공모女 죽인 일당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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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사망 위장’ 짜놓곤 진짜 살해, 바다에 버린 시신 발견돼 3명 구속

“사람이 사진을 찍다가 바다에 빠졌어요. 다리 밑이에요.” 4월 24일 오전 5시 2분 전남 고흥군 나로2대교 밑에서 서모 씨(43·여)와 김모 씨(42·여)가 119에 다급한 목소리로 신고 전화를 했다. 함께 놀러 온 최모 씨(34·여)가 바다에 실족해 빠졌다며 도움을 요청한 것.

실종신고 45일 뒤인 7일 고흥 건너편 바다인 전남 여수시 백야대교 갯벌에서 그물망과 철망으로 둘둘 말고 벽돌까지 매단 30대 여성 변시체가 발견됐다. 시체가 부패해 신원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지만 그물망과 철망에 손가락 껍질 4개가 붙어 있었다. 전남 여수해양경찰서가 껍질에 남아 있는 지문을 분석해 보니 실종신고 된 최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11일 서 씨와 김 씨, 사채업자 신모 씨(34)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해경에 따르면 숨진 최 씨 등 4명은 원래 함께 보험 범죄를 공모한 사이였다. 여성 3명은 피부숍을 이용하다 알게 된 사이이고, 신 씨는 서 씨가 사채를 빌려 쓰다 알게 됐다. 이들 4명은 최 씨 이름으로 보험에 가입한 뒤 최 씨가 스스로 행방을 감춰 사망한 것처럼 위장하고 나머지 3명이 보험금을 받아 넷이서 나눠 갖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최 씨 이름으로 보험 4개(보험금 4억3000만 원)에 가입한 뒤 최 씨 내연남으로 위장한 신 씨 명의로 보험금 수령자를 변경했다.

하지만 신 씨 등 3명은 최 씨를 따돌리고 다른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최 씨를 죽여버려야 끝까지 보험사기가 들통 나지 않는다고 보고 살해 계획을 세웠다. 신 씨 등은 2월 고흥 녹동 앞바다에서 실종 연습을 하자며 유인해 최 씨를 바다에 빠뜨렸으나 실패했다. 신 씨 등은 단념하지 않고 4월 23일 오후 8시 전남 광양시 한 국밥집으로 최 씨를 불러내 인근 횟집에서 수면제를 탄 막걸리를 먹였다. 최 씨가 정신을 잃자 승용차로 끌고 가 목 졸라 살해했다.

신 씨는 이튿날인 24일 오전 2시 40분 최 씨의 시체를 차에 싣고 여수시 백야대교에 도착해 시체를 바다에 버렸다. 같은 시간 서 씨와 김 씨는 고흥군 나로2대교 인근 모텔에 투숙했다. 서 씨와 김 씨는 모텔 주인에게 “여자 3명이 놀러 왔다”고 거짓말을 했다. 또 숨진 최 씨가 횟집에서 물을 마시던 컵과 최 씨의 머리핀을 방에 두고 나왔다. 이어 나로2대교 밑으로 가 최 씨의 휴대전화, 신발 한 짝을 바다에 던지고 경찰에 신고했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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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사망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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