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 사람]“5·18 광주의 아픔, 예술로 승화시키고 싶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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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극으로 시민과 만나는 ‘오월 광대’ 이지현 씨

5·18부상자동지회 초대 회장을 지낸 이지현 씨(62·사진)는 ‘오월 광대’다. 1980년 5월 서울에서 사업을 하던 이 씨는 광주에 왔다가 계엄군에게 맞아 왼쪽 눈을 잃었다. 안대와 선글라스로 ‘그날의 아픔’을 감추고 다녔던 이 씨는 1985년 전국 최초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옥외 강연을 하고 5·18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두 번이나 감옥에 갔다 왔다.

‘오월 투사’가 ‘광대’로 변신한 이유는 뭘까. 5·18 진상 규명 투쟁에 나서는 동안 그는 아내와 이혼 위기를 맞았고 아들은 가출했다. 5·18로 인해 좌절과 고통의 삶을 살아야 했던 그는 음악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했다. 판소리와 북 장단은 물론이고 색소폰과 드럼도 배웠다. 그는 “광주상고 재학 시절 야구 응원단장으로 이름을 날렸는데 (그때) 예술적 끼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5·18 초청 강연자로 나선 2001년부터 그는 효과적인 강연법을 고민하다 마술을 배워 청중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마술과 색소폰 연주 등이 어우러진 그의 강연은 청중의 관심을 끌었다. 자신감을 얻은 이 씨는 마술과 성대모사, 연극 등을 가미한 1인극에 도전했다. 5·18민주화운동 30돌이었던 2010년 5월 처음으로 ‘애꾸눈 광대 29’라는 1인극을 무대에 올렸다. 지난해에는 경남 거창에서 열린 ‘아시아 1인극제’에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가 5월 상처의 치유와 희망을 온몸으로 풀어내는 1인극으로 시민과 다시 만난다. 이 씨는 28일 오후 7시 반 광주 남구 구동 빛고을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에서 첫 무대를 시작으로 10월 8일까지 매주 둘째, 넷째 화요일 상설공연 ‘애꾸눈 광대’를 선보인다. ‘애꾸눈 광대’에는 이 씨의 삶 자체가 그대로 녹아 있다.

이 씨는 “불행한 가족사는 나뿐 아니라 당시 5·18에 참여했던 누구나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광주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1인극은 창작판소리, 마술, 성대모사, 영상 등으로 1시간 동안 꾸며진다. 마지막 장에서 이 씨는 관객과 무대에서 한데 어우러져 대동세상을 표현한다. 예명이 ‘이세상’인 이 씨는 “올해 전국 순회공연에 나서고 내년에는 해외에 있는 향우들에게 1인극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은 무료. 062-670-7496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5·18부상자동지회#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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