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숭의재생사업 증자냐 좌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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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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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市-시행사 증자 논의… 市불허땐 사업포기 위기
아파트 비싸 분양 어려움 커

인천을 대표하는 구도심 재개발사업인 ‘숭의운동장 도시재생사업’(숭의재생사업·조감도)’이 좌초될 위기에 몰렸다. 숭의재생사업은 축구전용구장을 먼저 짓고 주상복합아파트와 상가를 지을 예정이었지만 부동산 침체로 분양 일정이 연기되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사업 시행사인 ㈜에이파크 특수목적법인(SPC)은 최근 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출자회사별 지분에 따라 700억 원의 증자(增資)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 등 5개 건설사, 금융기관 등 민간 출자자들은 증자에 합의했으며 지분 19.9%를 갖고 있는 인천도시공사에 지분만큼의 증자(139억 원)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가뜩이나 부채 비율이 높은 도시공사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만약 도시공사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에이파크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경기 침체와 사업 기간 연장 등으로 인해 주상복합아파트 사업을 제대로 진행해도 1000억 원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증자를 하지 않아 사업이 무산될 경우 13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300억 원이라도 아끼려면 증자를 통해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인천시장과 도시공사, 에이파크 관계자들은 22일 이 사업의 증자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인천시로서도 이 지역 개발이 무산되면 슬럼화될 가능성이 있어 증자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공사의 부채가 너무 많아 추가 부담이 가능한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숭의재생 사업은 건축한 지 80여 년 된 옛 인천 공설운동장(야구장, 축구장)을 헐고 축구전용 구장과 주상복합단지, 상가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에이파크는 지난해 8월 1120억 원을 들여 2만 석 규모의 축구전용구장을 준공해 인천시에 기부했다. 하지만 시행사가 축구장 건설비용 대신 도시공사로부터 받은 주상복합아파트 부지 2만7489m²(약 8330평)의 가격이 너무 높아 사업성이 떨어지자, 아파트 분양은 계속 미뤄졌다.

당초 이 부지는 2009년 감정 당시 3.3m²당 1446만 원로 책정됐다. 민간출자사가 도시공사에 “너무 비싸 분양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자, 재감정을 통해 현재 가격은 1075만 원으로 낮춰졌다.

그러나 도시공사가 구월아시아드선수촌은 3.3m²당 515만 원, 송도국제도시는 809만 원, 영종하늘도시는 572만 원에 아파트 용지를 공급한 것과 비교하면 숭의재생사업의 땅값을 너무 높게 책정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숭의재생사업#숭의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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