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다날 등 유명업체 이름 도용 070 문자보내 게임머니 결제 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취소위해 승인번호 필요” 속여 실제론 25만~30만원 대금 챙겨

‘다날 25만 원 결제. 익월 요금 합산 청구예정. 취소 문의 070-××××-××××.’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에 사는 김모 씨(63)는 이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휴대전화 결제를 해본 적 없는 그는 깜짝 놀라 취소 문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인터넷 소액결제업체인 다날의 직원이라고 밝힌 상대방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죄송하다. 그런데 결제를 취소하려면 취소 승인번호가 필요하다”며 “지금 보내주는 승인번호를 보고 다시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잠시 뒤 문자메시지로 승인번호가 들어왔다. 김 씨는 다시 전화를 걸어 번호를 알려줬다. 그런데 잠시 후 ‘넥슨: 25만 원을 결제하셨습니다’라는 문자가 왔다.

2800여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넥슨 같은 대형 게임업체와 유명 소액결제업체의 명의를 도용한 이 같은 소액결제 사기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21일 이 수법의 사건 신고를 시작으로 28일 같은 유형의 사기사건을 3건 더 접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울 광진경찰서에도 27일 같은 방식의 사건이 신고됐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들은 미리 확보한 게임 이용자의 휴대전화로 25만∼30만 원이 결제됐다는 ‘낚시문자’를 보낸다. 피해자가 취소 문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결제한 적 없다”고 항의하면 범인들은 사과하는 척하면서 “지금 받는 승인번호를 보내면 취소된다”고 말한다. 이때 문자로 오는 승인번호는 범인이 피해자 명의를 도용해 결제한 게임 아이템 대금 승인번호다. 피해자는 취소 승인번호를 보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구매 승인번호를 보내는 것이다. 범인들은 이렇게 구매한 게임 아이템을 되팔아 돈을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와 주민번호만 알면 이런 식으로 게임사이트의 ID를 만든 뒤 아이템을 사고팔 수 있어 이런 수법이 번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 정보 유출 경로를 추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