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미래로 2012 대학 탐방]교과부 ‘한국 최고 전문대’ 인증, 경기과학기술대학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7일 03시 00분


“국제감각 갖춘 기술인 양성”

현대적 감각으로 재단장한 경기과학기술대 학생회관 로비의 카페테리아. 이곳은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는 캠퍼스 커플이나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경기과학기술대 제공
현대적 감각으로 재단장한 경기과학기술대 학생회관 로비의 카페테리아. 이곳은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는 캠퍼스 커플이나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경기과학기술대 제공
경기 시화 반월 지역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심장부와도 같은 곳이다. 시화 반월 스마트 허브에 자리 잡은 1만3000여 개의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이기도 하다. 이들 기업의 중심에는 끈끈한 산학협력을 맺고 있는 경기과학기술대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시시각각 변하는 기업들의 요구를 피드백하며 상생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산업 환경 변화에 맞춰 산학일체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과 개편에도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기과기대의 교육 정신은 홍익인간이다. 산업체의 기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이고 창조적인 중견 기술인을 양성하는 데 있다. 교육 목표도 글로컬(Glocal·Global+Local) 인재 육성이다.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시대 변화에 맞춰 글로벌 경쟁에 맞는 인재를 길러 내고 있는 것이다.

경기과기대는 1966년 한국 정밀기기센터 안에 2년제 전문기술교육과정 4개 학과를 개설한 후 1999년 경기공업대학, 2011년 경기과학기술대학, 올해 경기과학기술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올해는 전문대학 최고의 영예인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World Class College)’에 선정됐다.

○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로 우뚝 서다


경기과기대는 9월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하는 ‘2012 WCC’의 영예를 안았다. WCC 지정은 글로벌 역량을 갖춘 한국 최고의 전문대학을 의미한다. 스마트 허브 산업단지의 업종을 고려한 기계·기술분야를 선정해 6개의 학과를 하나의 기계공학부로 편성했고 대학의 브랜드 학과로 키워 낸 결과다. 평생지도교수제를 도입해 학생들을 철저하게 일대일로 지도해 기업과 바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노력으로 기계공학부를 중심으로 취업률이 상승했고 기업과 학생 간 산학협력 만족도도 높아졌다. 앞으로 정부 지원 사업과 WCC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시너지를 꾀할 방침이다.

○ 현장 중심의 맞춤형 인력 육성


전문대학의 강점은 바로 현장 중심의 교육. 경기과기대의 설립 목적도 현장밀착형 산업 인력을 키워 내는 데 있다. 과거에는 기능 중심의 인재 육성에 전력했지만 경기과기대는 연구개발(R&D)도 이해하면서 현장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멀티형 인재를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이들을 기업에 취업시키는 선순환구조를 확립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과의 끊임없는 소통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업으로서는 직장 내 교육훈련(OJT) 없이 바로 현장에 인재를 투입할 수 있어 호응이 좋다.

‘대학청년 고용센터’도 운영해 취업 성공률도 높였다. 학생들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상시 유지하고 원하는 기업의 맞춤식 심층 상담을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산학일체형 교육을 발전시켜 전공 집중 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3년제 중심으로 전공을 심화시키고 학교에서의 전공 심화보다는 현장 인턴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의 방향을 정했다.

○ 기업을 가족처럼 ‘기업 친화적인 전문대학’


경기과학기술대는 최근 대운동장을 인조잔디구장으로 단장해 재학생은 물론이고 지역 기업체, 주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 운동장에는 스탠드와 조명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야간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경기과학기술대 제공
경기과학기술대는 최근 대운동장을 인조잔디구장으로 단장해 재학생은 물론이고 지역 기업체, 주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 운동장에는 스탠드와 조명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야간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경기과학기술대 제공
시화 스마트 허브단지는 전체의 약 60%가 기계분야와 연관이 있을 정도로 이공계 분야의 비중이 높다. 경기과기대는 산업단지 내 기업들의 구조적인 성격에 맞춰 전체 학과의 80% 이상을 기계분야 등 이공계 학생들로 채웠다. 이 때문에 인근 선진 기업들의 기술 노하우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었다. 전국 1위라는 획기적인 산학협력 운영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학은 기술을 개발하고 인재를 양성하며 기업은 그 기술을 상용화하고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는 등 산학협력은 서로의 비용과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윈윈 전략이다.

○ 세계 속의 ‘경기과학기술대’

경기과기대는 세계 명문의 실용적 인재 양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대학의 전반적인 글로벌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현재 국제화 거점 대학(GHC·Global Hub College)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공계 중심의 특성화 대학, 대한민국의 선도적인 산업단지 캠퍼스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 독일 중국 등 여건이 비슷한 해외 대학과도 교류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이 밖에 해외 현장 연수와 실습에 도움이 되도록 어학인증제도 시행할 예정이다.

시흥=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 2년제 14개학과-3년제 7개학과 모집 ▼

경기과학기술대는 12월 24일부터 내년 1월 16일까지 2013학년도 정시 1차 모집에 나선다. 모집학과는 기계공학부 자동차에너지학부 IT경영학부 디자인문화학부 등 4개 학부 21개 학과에서 모두 1600명. 21개 학부는 2년제 14개 학과(금형디자인과 기계건설과 전자통신 등)와 3년제 7개 학과(메카트로닉스과 기계자동화과 정밀기계과 등)가 섞여 있다. 정원 외 기회균등 할당제로 농어촌(읍면 단위) 소재 고교 졸업(예정)자, 기초생활보호대상자 및 차상위 계층은 수시 모집 부족 인원을 선발한다. 북한 이탈 주민, 전문대 졸 이상자는 모집인원 제한 없이 선발한다. 또 특성화고등학교 졸업 후 만 3년 이상 재직자 전형은 야간 및 주말 별도반으로 운영되며 자동차과, 중소기업경영과에서 20명씩 40명을 뽑는다. 정시 1차 모집은 수능 70%, 내신 30%가 각각 반영된다.

정시 2차 모집은 내년 1월 17일부터 2월 18일까지로 일반전형은 수능 100%가 적용된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과학기술대 홈페이지(www.gtec.ac.kr) 입학 안내 창을 참고하면 된다.
▼ 한영수 총장 “세계적인 산학협력 모델학교 만들 것” ▼


경기과학기술대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학교를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던 데는 2009년 1월 취임한 한영수 총장(63·사진)이 있다. 한 총장은 ‘2020년 미래형 융합기술교육의 선두 주자’, ‘동북아 최고 전문대학’ ‘실용교육 중심 대학’을 목표로 10개년 계획을 세워 다양한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인력 육성을 위해 다양한 변화도 야심 차게 시도하고 있다.

연세대 재학 중 행정고시(10회)에 합격한 한 총장은 상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20년을 국내 산업, 통상 분야 전문가로 활동했다. 학내외에서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한 총장이 경기과학기술대의 개혁과 변화를 이끌 최고 적임자로 꼽고 있다.

한 총장은 최근 정부가 경기과기대를 WCC로 선정한 것과 관련해 “WCC는 우리 대학의 중간 목표이지 최종 목표가 아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전 세계가 경기과기대를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인정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또 “인접한 중소기업과의 유기적인 관계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기업과 향후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다각적으로 찾고 있다. 한 총장이 취임 직후부터 줄곧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모든 교직원에게 ‘산학협력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산업인력양성 최우수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문대학 교육 학제를 좀 더 자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의 니즈에 따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총장은 “직업 전문교육기관인 전문대학은 그 특수성을 살려 교육·연구 체계보다는 산학협력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학문만이 아니라 현장 속에서 필요한 인력을 배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대학이 2년제, 3년제, 전공 심화 과정을 통한 4년제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해야 산업현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교육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하다”라고 했다.

한 총장은 “전문대학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산업대학과 전문대학을 통합하고 독일식으로 산업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또 마이스터고와 우수전문대학을 통합한 마이스터 대학을 설립하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마이스터 대학에서 5년간 일관된 프로그램을 통해 집중적으로 산업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라며 “평생교육을 위해 (마이스터 대학에) 석·박사 과정도 개설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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